부동산 시장이 점점 과열되고 있다. 청약 시장에선 서울 강북 새 아파트 경쟁률이 3년여 만에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규제가 풀린 부산과 경기 고양 등지의 집값은 기다렸다는 듯 튀어오르고 있다.

강북도 세 자릿수 경쟁률

청약경쟁 더 '후끈'…아파트값 상승세도 확산
2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전날 청약을 받은 서울 효창동 ‘효창파크뷰데시앙’ 아파트가 1순위에서 186.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52가구 모집에 9714명이 청약통장을 던졌다. 3가구가 공급된 전용면적 84㎡D 주택형의 경쟁률은 341.3 대 1까지 치솟았다. 도심에 흔치 않은 새 아파트인 데다 주변 대중 교통망이 촘촘해 인기를 끌었다.

강북에서 세 자릿수 평균경쟁률이 나온 건 3년 만이다. 2016년 11월 인근에서 청약을 받은 ‘롯데캐슬센터포레’가 15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게 마지막이다. 당시엔 청약규제를 강화하는 ‘11·3 대책’을 앞두고 반짝 수요가 몰렸다.

청약경쟁 더 '후끈'…아파트값 상승세도 확산
지난 8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발표 이후 분양한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줄줄이 세 자릿수 경쟁률을 넘겼다.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이 203.8 대 1을 기록한 이후 ‘래미안라클래시’(115.1 대 1), ‘르엘대치’(212.1 대 1) 등이 기록적인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 역대 청약 경쟁률 상위권은 최근 3개월 새 대부분 물갈이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규제로 분양가가 저렴하게 책정된 데다 전매제한 거주의무 등을 피해 상한제 도입 전 청약하려는 사람이 늘어서다. 상한제 도입 이후 더욱 치열해질 경쟁을 피해 사전에 청약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서울 외곽과 수도권 단지에서도 높은 청약경쟁률이 잇따르는 중이다. 같은 날 청약을 받은 미아동 ‘꿈의숲한신더휴’는 73가구 모집에 2787명이 몰려 3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1999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해 총분양가가 전용 84㎡ 기준으로 6억원 후반대에 머물렀다. 최근 서울 새 아파트에서 보기 힘든 가격이다. 경기 수원 ‘수원하늘채더퍼스트’는 60.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광교신도시 청약 이후 이 일대에서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미달이 속출하던 양주·옥정 일대에서도 순위 내 마감이 나올 정도로 청약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일산 급등 지속

아파트 매매 시장 역시 과열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강남 3구는 분양가 상한제 ‘핀셋 지정’ 등 정부의 규제 기조에도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며 22주 연속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오르며 상승률 0.1%대에 진입했다. 지난달 28일부터 3주간 같은 상승폭(0.09%)을 유지했지만 지난주부터 매주 0.01%포인트씩 상승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정부가 전방위 규제를 퍼붓고 있는 강남 주요 구가 상승을 주도했다. 강남구는 전주 0.14%에서 이번주엔 0.19%로, 송파구는 0.13%에서 0.18%로 상승폭을 키웠다.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된 강동구도 0.17% 오르며 전주보다 0.02%포인트 상승세를 더했다. 서초구는 지난주와 같은 0.16%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와 함께 특목고 폐지 등 대입제도 개편의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양천구 역시 목동신시가지를 중심으로 0.18% 뛰었다.

비규제 지역 풍선효과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맞물린 수도권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시가 이달 들어 0.89% 급등했고, 성남 수정구(0.63%)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과천시는 매주 1%에 가까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이달 들어 누적 상승률이 4%에 육박했다.

1~2년 동안 소외받았던 고양 일산과 부산 등에도 본격적으로 열기가 번졌다. 지난 6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효과다. 일산서구가 0.19%로 전주(0.08%)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폭을 키웠고 일산동구(0.14%)와 덕양구(0.10%) 등도 상승 기대에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 1년간 내리 집값이 조정받으면서 규제 해제 발표 전주까지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역이다. 2년째 집값이 떨어졌던 부산 역시 조정지역 해제 효과로 급등했다. 해운대구(0.69%)는 우동 등 위주로, 수영구(0.65%)는 남천동 위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분양 대기수요 및 학군수요에 영향을 받은 서울 전셋값(0.10%) 역시 2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공급 감소 우려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형진/이유정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