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다가오는 초연결 시대…어떤 ICT 산업이 뜰까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쓰고 온갖 정보를 활용해 복잡한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AR글라스는 실제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증강시키는 기술을 안경 형태로 구현한 기기다. 스마트폰에서 제공되고 있는 각종 서비스와 앱(응용프로그램)을 AR글라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AR글라스가 스마트폰의 지위를 넘겨받을 차세대 기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이 AR글라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도 이런 비전을 내다봤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20 빅체인지>에서 앞으로 10년을 지배할 20가지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를 전망한다. 김희수 소장 등 KT경제경영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이 함께 썼다. 저자들은 “미래의 가장 큰 변화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로 접어든다는 점”이라며 “이 시대에는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5G’와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처리해 움직이게 하는 ‘인공지능(AI)’이라는 2대 기반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가치를 창조하는 융합기술 18가지가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저자들은 AR글라스보다 가상현실(VR)산업이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진단한다.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 경량화하는 데 이미 성공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업체 퀄컴이 VR을 지원하는 5G 전용칩을 공개하면서 내년부터 5G 기술을 탑재한 디바이스들이 줄줄이 나올 전망이다.

저자들은 VR처럼 2020년부터 본격 시장이 커질 분야를 ‘비즈테크’, AR글라스처럼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만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분야를 ‘퓨처테크’로 구분했다. ‘비즈테크’로는 VR과 함께 서버에 저장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클라우드’, 전기로 움직이는 차세대 교통수단 ‘스마트 모빌리티’, 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인 ‘프롭테크’ 등을 꼽았다. ‘퓨처테크’로는 기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 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군사기술 ‘밀리테크’,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인 ‘협업로봇’, 5G 서비스를 더욱 향상하는 ‘에지 컴퓨팅’ 등을 소개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지음, 한스미디어, 596쪽, 1만85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