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플렉스(flex) 해버렸지 뭐야.”

'SNS 인증샷'으로 뽐내는 20대…명품 구매 늘었다
20대가 명품을 산 뒤 하는 말이다. 이들이 명품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28일 발표한 ‘트렌드Y 리포트’에 따르면 20대의 명품 소비가 최근 2년 새 일곱 배 이상 늘어났다.

롯데멤버스가 통합멤버십 엘포인트의 리서치 플랫폼 라임에서 최근 6개월 이내 명품 구매자 33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고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명품 쇼핑 트렌드 키워드로 ‘20대’ ‘우대경험’ ‘실용성’ 세 가지가 꼽혔다.

명품을 찾는 20대가 늘었다. 부유함을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 때문이다. 플렉스란 원래 ‘구부리다’ ‘근육에 힘을 주다’란 뜻으로, 힙합에서 래퍼들이 비싼 물건을 뽐내는 모습을 뜻한다. 명품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는 얘기다.

20대가 명품 정보를 얻는 곳은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응답자 가운데 26.7%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명품 정보를 습득했다. 명품을 살 때는 플래그십 스토어 및 직영 매장(12.8%)을 가장 많이 찾았다. 30~40대가 백화점을 주로 찾는 것과는 다르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남들보다 빨리 신상품을 찾고 구매 인증 사진도 남기려는 소비 성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대가 명품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디자인(59.2%), 실용성(32.5%), 가격대(32.3%), 브랜드(32.1%) 순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네임을 두 번째로 중시하는 30대와는 다른 결과다. 20대가 명품 브랜드에서 주로 찾는 품목도 실용적인 아이템이다. 반지갑(34.2%), 카드지갑(25.1%), 운동화(23.1%) 등이다.

명품을 착용하면서 저가 브랜드 제품을 입는 20대도 많았다. 20대 명품 구매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를 명품과 함께 스타일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와 클래식 브랜드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40~50대는 주로 골프웨어를 명품과 함께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국내 전체 명품 소비도 늘어났다. 올해 3분기 국내 명품 시장은 2년 전과 비교해 3.5배가량 커졌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