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새 최고경영자(CEO)에 권봉석 HE(홈&엔터)/MC(모바일) 사장을 선임했다.
조 부회장은 이번 임원인사에 앞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등으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LG전자를 이끄는 데 후배들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 구광모 LG 회장에게 스스로 물러나겠단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은퇴조차도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젊음을 포함해 모든 것을 LG전자와 함께 했기에 후회나 부끄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기술 속국이 되지 않아야 된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연구개발에 몰두했던 때가 이젠 마음속 추억으로 아련히 남는다"고 회상하며 "안정된 수익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LG전자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새 CEO인 권봉석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LG전자 대표이사를 맡기 전 오로지 세탁기 한 분야에 집중하는 외길 인생을 걸었다. 1976년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임원 자리까지 올랐다.
LG 세탁기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까지 공이 가장 큰 인물로 꼽힌다. 1995년 세탁기설계실 부장, 2001년 세탁기연구실장, 2007년 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 등을 거치며 '1등 LG 세탁기'를 이끌어왔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세탁기=LG'를 각인시킨 제품 중 하나인 '트윈워시'는 조 부회장이 8년을 공 들여 만든 작품이다. 통돌이와 드럼세탁기의 장점을 결합한 트윈워시는 2015년 출시 후 북미 시장 등에서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을 확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후 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新)유형 생활가전 개발에도 뚜렷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