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치료제로 주목받는 메드팩토의 '백토서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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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팩토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백토서팁(TEW-7197)'이 글로벌 제약사가 판매하는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 학술대회에서 백토서팁의 임상 1b상 및 임상 2상 초기 결과를 공개하면서다.
TGF-베타 억제해 암 치료
백토서팁은 종양미세환경을 조성하고 암 전이에 작용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TGF-베타'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김대기 이대 약대 교수팀이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이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 전체 암 환자의 10~20%에서만 효과가 있는 PD-L1 타깃 면역관문억제제의 낮은 반응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종양에서 TGF-베타가 많이 발현되는 환자는 PD-L1에 작용하는 면역관문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며 "종양 주변 세포에 '스트로마'라는 딱딱한 막이 만들어지면서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드팩토는 암종과 무관하게 섬유화 조직이 많은 고형암에 백토서팁이 병용 치료제로서 유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GF-베타는 암 전이에 관여하며 신생혈관과 미세혈관의 형성을 유도해 암조직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면역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저해하고 암 줄기세포를 유지하는 것도 TGF-베타의 역할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핀지와 백토서팁의 병용 임상을 담당하고 있는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 겸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사진)은 "일라이 릴리 등에서 TGF-베타 저해제를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했는데 효과가 없었다"며 "면역관문억제제가 개발되면서 TGF-베타 저해제를 병용하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고 했다.
병용 투여의 항암효과 확인
메드팩토는 지난해 10월부터 비소세포폐암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와 백토서팁을 병용하는 임상을 하고 있다. 이 임상은 종양의 PD-L1이 25% 미만으로 발현돼 기존 면역항암제만으로 치료하기 힘든 평균 연령 66세인 환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환자로 평균 3번의 항암치료를 받아 다른 치료 대안이 없었다.
이들의 객관적 반응률(ORR·사전에 정의된 기간에 종양 크기가 줄어든 환자 비율)은 16.7%였다. 같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던 임핀지 단독 임상에서는 ORR이 2.8%였다. 조 교수는 "PD-L1 발현율이 10% 미만인 환자가 절반이 넘는 등 면역치료에 반응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 환자들이 참여했다"며 "병용 투여 시 반응률이 임핀지 단독에 비해 5배 넘게 향상되고 2명에게서 종양의 부분 관해가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피험자에게서 치료하기 전에 얻은 조직과 한달 간 치료한 뒤 얻은 조직을 비교했더니 종양미세환경이 개선돼 암세포 주변에 T세포가 많이 몰려들었고 암 전이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 가운데 좋은 지표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환자군의 24주 질병조절률(DCR·항암제에 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은 33.3%로 임핀지 단독(12.8%)일 때를 웃돌았다. 조 교수는 "표적항암제의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떨어져 1~2년이면 사라지는 데 반해 면역항암제는 일단 반응이 나타나면 5년 뒤에도 효과가 지속된다"며 "반응을 보인 환자는 치료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의 예후가 나쁜 환자에게 백토서팁 병용요법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메드팩토는 추후 종양의 PD-L1 발현율이 1%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TGF-베타 억제해 암 치료
백토서팁은 종양미세환경을 조성하고 암 전이에 작용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 'TGF-베타'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김대기 이대 약대 교수팀이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이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 전체 암 환자의 10~20%에서만 효과가 있는 PD-L1 타깃 면역관문억제제의 낮은 반응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종양에서 TGF-베타가 많이 발현되는 환자는 PD-L1에 작용하는 면역관문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며 "종양 주변 세포에 '스트로마'라는 딱딱한 막이 만들어지면서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드팩토는 암종과 무관하게 섬유화 조직이 많은 고형암에 백토서팁이 병용 치료제로서 유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GF-베타는 암 전이에 관여하며 신생혈관과 미세혈관의 형성을 유도해 암조직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면역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저해하고 암 줄기세포를 유지하는 것도 TGF-베타의 역할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핀지와 백토서팁의 병용 임상을 담당하고 있는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 겸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사진)은 "일라이 릴리 등에서 TGF-베타 저해제를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했는데 효과가 없었다"며 "면역관문억제제가 개발되면서 TGF-베타 저해제를 병용하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고 했다.
병용 투여의 항암효과 확인
메드팩토는 지난해 10월부터 비소세포폐암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와 백토서팁을 병용하는 임상을 하고 있다. 이 임상은 종양의 PD-L1이 25% 미만으로 발현돼 기존 면역항암제만으로 치료하기 힘든 평균 연령 66세인 환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환자로 평균 3번의 항암치료를 받아 다른 치료 대안이 없었다.
이들의 객관적 반응률(ORR·사전에 정의된 기간에 종양 크기가 줄어든 환자 비율)은 16.7%였다. 같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던 임핀지 단독 임상에서는 ORR이 2.8%였다. 조 교수는 "PD-L1 발현율이 10% 미만인 환자가 절반이 넘는 등 면역치료에 반응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 환자들이 참여했다"며 "병용 투여 시 반응률이 임핀지 단독에 비해 5배 넘게 향상되고 2명에게서 종양의 부분 관해가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피험자에게서 치료하기 전에 얻은 조직과 한달 간 치료한 뒤 얻은 조직을 비교했더니 종양미세환경이 개선돼 암세포 주변에 T세포가 많이 몰려들었고 암 전이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 가운데 좋은 지표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환자군의 24주 질병조절률(DCR·항암제에 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은 33.3%로 임핀지 단독(12.8%)일 때를 웃돌았다. 조 교수는 "표적항암제의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떨어져 1~2년이면 사라지는 데 반해 면역항암제는 일단 반응이 나타나면 5년 뒤에도 효과가 지속된다"며 "반응을 보인 환자는 치료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의 예후가 나쁜 환자에게 백토서팁 병용요법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메드팩토는 추후 종양의 PD-L1 발현율이 1%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