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차 단식 농성 중 의식을 잃어 27일 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진보진영에선 '황 대표 체력이나 정신력이 너무 약하다'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24일 단식) 5일째에 건강이 많이 상하셨다, 이런 보도가 나왔다"며 "5일 만에 건강 이상설 나오는 건 좀 빠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도 "5일째는 너무 빠르다. 보통 열흘 정도 지난 다음에 나와야 되는데"라며 맞장구쳤다.

소설가 공지영 씨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제보에 의하면 단식 도중 뭘 좀 먹으면 지옥처럼 힘들다 하네요. 깨끗이 굶으면 그리 고통스럽지 않은데, 뭐 그렇다구요. 저분 진짜 고통스러우신 것 같아서"라며 황 대표 단식을 조롱했다.

반면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오히려 과거 30일까지 버텼던 진보 인사들이 진짜 단식을 했던 것인지 의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단식 농성 중 물을 마시는 사진을 올리고 "아무리 봐도 이 사진은 평범한 맹물을 드실 때 시연이 가능한 표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또 '문 대통령 단식 기간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보면 호텔, 감자탕집, 커피전문점, 빵집, 빈대떡 집 등이 사용처로 기록되어 있다'는 지난 2017년 국민의당 김유정 중앙선대위 대변인 논평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이 단식 중 음식물을 섭취했다는 의혹 제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10일 동안 동조 단식한 바 있다. 김영오 씨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 동안 단식했다.

민 의원은 같은 날 과거 심상정·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단식했던 사진을 올리며 "이 사진에 붙은 베스트 댓글은 단식 '시도' 22일째"라고 비꼬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30일 동안 같이 단식을 했다. 역대 정치인 중 가장 길게 단식한 경우다.

한편 황 대표가 단식 8일 만에 건강이 악화된 것에 대해 한국당 측은 "추운 겨울 노상에서 하는 단식은 일반적인 단식보다 훨씬 체력소모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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