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중국 선박으로 오인했으나 해군 식별…승선검색은 안해
北상선, 함포 경고 사격 후 응답…'기관 고장으로 해주항 들어간다' 밝혀
軍, '서해NLL월선' 北상선 17시간만에 퇴거…"우발적 남하 추정"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했던 북한 민간 상선(500t급) 1척은 27일 오후 11시 30분께 우리 관할 수역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합참이 28일 밝혔다.

합참은 "북한 상선은 어젯밤 11시 30분께 우리 관할 수역 밖으로 퇴거 조치됐다"고 말했다.

NLL을 넘어온 지 17시간 만이다.

북한 상선은 전날 오전 5시 50분 백령도 전탐감시대 레이더에 최초 포착됐다.

당시 NLL 이북 해상에서 중국 어선과 함께 있다가 이탈해 NLL 쪽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전 6시 40분께 NLL을 통과해 남하하기 시작했다.

백령도에 있는 고성능 영상감시체계와 출동한 해경정이 선적을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이때 중국 선박으로 인식하고 항로를 관리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군은 상선이 NLL 이남으로 남하하는 과정에서 10여차례 통신 검색을 했지만, 상선은 응답하지 않았다.

통신 검색은 확인되지 않은 선박을 확인하는 절차다.

군은 정확한 선박 이름과 선적 확인을 위해 호위함과 초계함, 고속정을 현장에 출동시켰다.

그러나 선박 이름이 표시돼 있지 않았고, 국적을 표시하는 깃발도 없었다.

상선에 근접 기동한 해군 함정이 이 상선의 조타실 유리창 위에 표기된 번호를 찾아내서야 국제해사기구에 등록된 북한 선박 번호임을 확인했다.

군은 응답이 없자 전날 낮 12시 40분께 경고사격으로 함포 10여발을 가했다.

어선과 비교해 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총이 아닌 함포 사격을 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당시 상선은 소청도 남방까지 내려왔다.

이후 북한 상선은 해주항으로 간다는 등의 교신을 해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 상선은 우리 군 경고사격 후 '날씨가 좋지 않았다.

해주항으로 들어간다'는 등의 응답을 했다"면서 "관할 해역 밖으로 퇴거했고, 해주항으로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상선이 NLL 이북 해상에서 남쪽으로 6시간가량 기동한 항로는 북한 상선이 다니지 않는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선박에 올라가서 하는 방식의 검문검색(승선검색)은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 상선은 경고 사격 이후 우리가 지정한 쪽으로 변침을 하는 등 순순히 응했기 때문에 승선 검색을 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해상 날씨는 파고 2.5m로 고속정은 출동할 수 없는 기상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기상 악화와 기관 고장 등으로 인한 우발적인 남하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상선은 군이 최초 포착했을 당시 10노트(18.52㎞/h) 가량으로 항해하다 이후 4노트(7.408㎞/h) 가량으로 속도를 줄였다.

상선은 영해를 침범하지는 않았고, 우리 관할 해역에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