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공약 실현 위해 증세나 더 많은 차입 필요 전망
노동당 증세, 타깃대상인 부자 외 더 많은 계층에 영향
英 유력 싱크탱크의 비판…"보수·노동당 지출계획 신뢰 어려워"
오는 12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당과 노동당이 발표한 지출 계획은 비용을 과소 추정하거나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한 만큼 신뢰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영국 유력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의 폴 존슨 소장은 28일(현지시간) 각 정당의 매니페스토(선거 정책공약)를 분석한 뒤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존슨 소장은 보수당과 노동당이 모두 유권자들에 솔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수당은 당초 법인세율을 19%에서 17%로 인하하려는 계획을 보류하는 한편, 공공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늘리겠다고 했다.

존슨 소장은 그러나 의료서비스를 제외하더라도 보수당 정부 하에서 2023∼24년 공공서비스 지출 규모는 2010∼11년 대비 14%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도 보수당은 괜찮은 공공 서비스를 위해서 증세가 필요 없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향후 5년간 소득세와 국민보험 부담분, 부가가치세 등을 증세하지 않겠다는 보수당 공약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수당은 매니페스토에서 밝혔던 것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따라서 증세나 더 많은 차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슨 소장은 연간 800억 파운드(약 121조원)를 추가 지출하겠다는 노동당 공약 역시 증세를 필요로 한다고 짚었다.

노동당은 상위 5%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만 세금을 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결혼한 커플에 대한 세금우대 조치 폐지, 기업 배당금에 대한 세제 변화 등으로 인해 당초 노동당이 타깃으로 한 계층 외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노동당 계획대로 법인세를 올리면 이는 노동자 임금 감소, 소비자 가격 상승 등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슨 소장은 "실제로는 정당들이 제안한 변화를 위해서는 어느 시점에서는 광범위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존슨 소장은 자유민주당의 공약에 따르면 보수당이나 노동당에 비해 필요한 차입 규모는 적지만 여전히 이 역시 급진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IFS의 지적에 대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우리 매니페스토는 대담하고 야심 차며 준비된 것으로, 전적으로 비용을 감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은 노동당 정권 하에서 수백만 명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을 IFS 분석이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자비드 장관은 "코빈은 부자와 기업에만 비용을 치르게 하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소수가 아니라 다수가 증세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