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주열 "금리인하 여력 있어"…동결 속 추가인하 가능성 내비쳐
"기준금리가 연 1.25%면 아직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인하도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을 중심으로 앞서 7월과 10월에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기조가 확산해서다. 한은은 조정된 금리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약 6개월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앞으로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신인석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신 위원은 금통위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금리인하를 선호하는)로 꼽히는 인사다. 금리를 동결했던 지난 8월 금통위에서도 조동철 위원과 인하를 주장했다.

이 총재도 "기준금리가 연 1.25%면 아직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다. 시장에서도 국내 경제가 단기간 내 저점을 확인하기 어렵고 기초체력(펀더멘탈)이 개선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의견들이 나온다.

다만 소수의견이 예상보다 적은 1명에 그쳐 내년 금리인하 기대가 감소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 등장으로 인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인하 예상 시기가 점점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2019년은 2.0%로, 2020년은 2.3%로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씩 내려잡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올해 0.4%, 내년 1.0%로 0.3%포인트씩 낮췄다.

이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서도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바닥을 다져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중반부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정보통신(IT) 업황 개선으로 수출과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 정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가 강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 금통위는 1월17일, 2월27일, 4월9일, 5월28일에 예정돼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