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저장성 통루현 학교에 도서실 기증…전통문화행사도 열려
중국 농민공 자녀들 '꿈의 도서실' 생겼다
29일 오전 중국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시에서 서남쪽으로 100㎞ 떨어진 통루현의 한 초등학교.
한국에서 온 고성 오광대 공연 팀이 둥글넓적한 버나를 기다란 나무 위에 올려 돌리면서 번쩍 위로 올렸다가 받아내자 800명의 아이들이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태평소와 징, 꽹과리, 장구 장단에 맞춰 상모를 돌리며 비보이의 춤을 연상시키는 '자반 뒤집기' 동작을 연속으로 펼쳤을 때도 학생들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통루창업학교 6학년생인 장슈지 양은 "이런 한국 공연은 처음 보는데 진짜 재미있다"고 말했다.

옆에 앉아서 공연을 보던 다른 학생들도 "재미있다"고 입을 모으며 "또 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주중 한국문화원과 함께 통루창업학교에서 한재혁 주중 문화원 원장, 고광호 대한항공 중국지역본부장, 시 정부 인사 등 관계자들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꿈의 도서실' 기증 행사를 가졌다.

이날 떡메 치기, 다식 만들기, 보자기 싸기 등 한국 전통 체험도 함께 진행됐다.

중국 농민공 자녀들 '꿈의 도서실' 생겼다
이 학교 5층의 낡고 허름한 공간은 밝고 산뜻한 도서실로 탈바꿈했다.

대한항공은 도서실을 꾸미는 한편 책과 에어컨, TV도 제공했다.

류지융 교사는 통루초등학교아 통루현에 있는 유일한 농민공 자녀 학교라고 설명했다.

외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통루현에 온 농민공들의 자녀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한 학교다.

그는 이 학교 학생들이 농민공 자녀들이라 가정 환경이 비교적 어려운 편이라면서 "전에는 학교에 도서실이 없어 아이들이 책을 교실에 가져가서 읽었지만 이제 도서실에 와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
학부모들은 통루에 많은 택배회사에서 일하거나 건설업 등에 종사한다고 류 교사는 설명했따.
이 학교 장잔카이 교장은 "책 읽는 공간이 마련돼 학생들의 시야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꿈의 도서실은 중국과 한국 양국의 우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이어온 이 행사는 대한항공이 중국의 농촌 지역 학교에 도서실을 만들고 책과 교육 장비, 시설 등을 지원해 책을 읽을 공간이 없고 책이 부족한 처지인 중국 어린이들에게 더 나은 학습 환경을 조성해주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이다.

한중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근래에는 주중 한국문화원과 공동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