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미술관 한국·싱가포르 국제기획전 '센시스…'
오래전부터 쓰인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양은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디지털 미디어 발전으로 정보의 유통량이 많아지고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졌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새로운 콘텐츠 전달 수단도 끊임없이 나온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의 감각은 깨어있는가.

지성의 지평은 더 넓어졌는가.

소통은 확대됐는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토탈미술관 기획전 '더 센시스(The Senses); 과잉과 결핍 사이에서 호흡하다'에서 한국과 싱가포르 미술가 13팀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작가들은 기술과 과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 소통 매체인 감각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재해석한다.

급격한 기술 발전 속에서 경험한 과잉과 결핍을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했다.

싱가포르 작가 사이의 '대지의 소리'는 흙 속에 저장된 전기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실험적인 소리 설치 작업이다.

흙이 담긴 여러 용기를 연결해 땅에 흐르는 전류를 모으는 방식이다.

작가는 세계 각지에서 현지 토양을 이용해 지전류를 이용한 작품을 전시했다.

김기라·김형규는 '장님_서로 다른 길_표준화된 시점' 등 비디오와 영상설치 작업을 통해 극단적인 갈등과 대립이 벌어지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장님은 물리적인 맹인이 아니라 집단화의 광기와 각기 다른 욕망으로 세상과 타인을 바로 보지 못하는 세태를 상징한다.

이준 '입의 향연'은 음식 대신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정보가 차려진 식탁을 보여준다.

관객이 소리를 내면 식탁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인터넷신문 기사 제목, 날씨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투사된다.

매일 음식처럼 조리된 수많은 정보를 섭취하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새로운 각도로 보여준다.

이밖에 강승희, 김지민, 노세환, 안옥현, 윤보현, 전명은, 최수앙, 애들린 쿠에, 이잠 라만, 유릭 라두의 작품이 전시됐다.

이 전시는 한국-싱가포르 수교 45주년을 맞아 내년까지 서울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개최되는 국제기획전으로 마련됐다.

이번 서울 전시는 1일 막을 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