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사진=연합뉴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20대 국회의 경제입법, 갈등해소 성과를 '낙제' 수준으로 평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00개사(대기업 100개, 중소기업 200개)를 대상으로 '20대 국회에 대한 기업인식과 향후과제'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20대 국회의 경제분야 입법은 4점(A학점) 만점에 평균 1.66점(C학점과 D학점 사이)을, 사회통합 및 갈등해소는 1.56점, 대정부 감시·견제 분야는 평균 1.95점으로 평가했다. 모든 분야가 C학점을 밑돈 것.

설문에 참여한 기업들은 경제입법이 부진한 원인을 '이해관계자 의식'(40.3%)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정쟁 때문에 경제입법이 후순위로 밀림'(32.7%), '경제활성화 위한 입법마인드 부족'(20.3%) 등도 부진 이유로 꼽았다.

대한상의는 경제 현안이 정치 논쟁에 밀리거나 이해관계자 반대를 이유로 법안 통과가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요 경제현안 처리의 긴급성도 호소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77.3%가 규제개선 법안에 대해 법안 처리가 긴요하다고 짚었으며, 근로시간제 보완 등 고용노동분야 법안은 73.4%가, 일본 수출규제 대응법안은 66.7%가 긴요하다고 응답했다.

국회가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기업들은 '입법활동 시 국가 전체 관점이 아닌 표심이나 이해관계자를 더 의식하는 점'(80.0%)을 꼽았다. 이어 '정치이슈로 인한 경제활성화법안 처리지연'(72.0%), '입법기관 역할보다 소속정당의 입장에 따른 법안심의'(68.3%)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법안처리가 지연될수록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서 주요 경제입법 현안을 최우선으로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