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을 찾은 관광객이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홍콩 관광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은 331만 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 줄어들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0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홍콩에서 반(反)중국 정서가 확산하면서 10월 홍콩을 찾은 중국 본토인은 약 250만 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45.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최대 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10월 1일) 연휴 방문지로 홍콩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드워드 야우 홍콩 상무장관은 “연말까지 관광객 유입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폭력이 사라지느냐에 관광객 회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홍콩 관광업계를 대변하는 입법회 의원인 이우시윙은 “11월 관광객 수도 10월과 같은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시위가 가라앉아 소강 사태가 지속되면 중국 남부지역 관광객이 가까운 시일 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관광업은 금융업과 더불어 홍콩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으로 꼽힌다. 올 들어 10월까지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은 50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8~9월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줄었다.

6월부터 시작된 시위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날이 잦아지면서 홍콩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각각 0.4%, 3.2% 감소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