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뿐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강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정상급 선수들이 뭉친 ‘팀 KLPGA’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인 및 동포 선수들로 구성된 ‘팀 LPGA’를 꺾고 지난해 내준 트로피를 되찾았다. ‘K골프’를 대표하는 26명의 선수가 두 팀으로 나뉘어 샷 대결을 펼치는 팀 대항전 ‘오렌지라이프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원)에서다.

팀 KLPGA는 1일 경북 경주 블루원디아너스CC(파72·648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싱글매치플레이에서 승점 7.5점(7승4패1무)을 따내 최종합계 15점으로 이날 4.5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팀 LPGA(최종합계 9점)를 6점 차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 2점 차이로 우승을 내준 데 비하면 ‘대승’이라는 분석이다.

승리하면 1점, 비기면 0.5점을 받는 방식의 이번 대회에서 팀 KLPGA는 13승4무6패를 기록했다. 역대 최다 승점 차이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우승팀은 상금 7억원을 나눠 가졌다.
팀 KLPGA 선수들이 1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디아너스CC에서 막을 내린 오렌지라이프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찾아온 뒤 셀카봉으로 기념촬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브라보앤뉴 제공
팀 KLPGA 선수들이 1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디아너스CC에서 막을 내린 오렌지라이프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찾아온 뒤 셀카봉으로 기념촬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브라보앤뉴 제공
개인전까지 휩쓴 국내파

1조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조정민(25)을 상대로 이날 세 홀을 남기고 승부를 매듭지으며 가장 먼저 LPGA팀에 승점 1점을 안겼다. 7번홀(파4)까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8번홀(파3)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어진 2조와 3조에서 KLPGA의 김지현(28)과 장하나(27)가 각각 LPGA의 신지은(27)과 대니엘 강(27·미국)을 맞아 나란히 2홀 차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KLPGA투어 장타 1위 김아림(24)도 가세했다.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LPGA ‘올해의 선수’ 출신 유소연(29)을 4홀 차로 눌렀다. 김아림은 지난해에 이어 2년 동안 6전 전승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이번 대회에서 전승을 기록한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 챔프 박채윤(25)이 LPGA 2승의 신흥 강자 허미정(30)을 맞아 3홀 차 승리를 챙기자 승부의 추가 팀 KLPGA로 확 기울었다. 지은희(33)가 김지영(23)을 상대로 접전을 펼친 끝에 1홀 차로 이겼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LPGA팀장 박인비(31)는 “올해 KLPGA투어는 정말 강한 선수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저력 보여준 LPGA 신인왕·전관왕

전체 성적에선 팀 KLPGA가 앞섰지만 신인왕과 전관왕 간 대결에선 팀 LPGA가 웃었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신인왕에 오른 ‘핫식스’ 이정은(23)은 KLPGA투어 신인왕 조아연(19)을 5홀 차로 가볍게 제압했다. 13번홀(파3)까지 버디만 7개를 골라낸 뒤 14번홀(파5) 파를 지키며 해당 홀 보기를 범한 조아연을 상대로 승점을 챙겼다.

올 시즌 LPGA투어 전관왕인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과 국내 투어 전관왕인 ‘대세’ 최혜진(20)의 대결도 고진영의 승리로 끝났다. 고진영은 2번홀(파3), 3번홀(파4), 4번홀(파5) 세 홀 연속 타수를 줄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7번홀(파4) 버디를 추가하며 4홀 차로 전반을 마쳤다. 최혜진이 10번홀(파4) 버디로 반격했지만 고진영이 14번(파5), 15번홀(파3) 두 홀 연속 타수를 줄여 5홀 차로 승리를 확정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