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 경기 고양 덕은도시개발지구. 지구 뒤편으로 서울 마포구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월드컵공원, 가양대교가 보인다. /IS동서 제공
새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있는 경기 고양 덕은도시개발지구. 지구 뒤편으로 서울 마포구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월드컵공원, 가양대교가 보인다. /IS동서 제공
경기 고양 덕은지구에서 본격적인 새 아파트 분양이 시작됐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서울인 까닭에 3기 신도시보다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웬만한 강북 아파트 못잖은 분양가에도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강북급 분양가

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고양덕은중흥S-클래스파크시티(A2블록)’는 7.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290가구 모집에 2307명이 청약했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1860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5억2000만~6억2000만원대다. 인접한 향동지구와 지축지구의 분양가가 3.3㎡당 1300만~1500만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하지만 모든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됐다. 전용 84㎡A 주택형에 전체 청약자의 절반이 넘는 1449명이 몰리면서 8.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앞선 단지의 청약 결과도 좋았다. 지난 7월 덕은지구에서 처음으로 분양했던 ‘덕은대방노블랜드(A5블록)’는 3.3㎡당 185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하고도 일찌감치 계약을 끝냈다. 바로 옆 서울 상암동의 준공 10년 안팎 아파트값이 3.3㎡당 2000만원 중·후반대를 호가하기 때문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도시개발 사업으로 조성 중인 덕은지구는 월드컵공원 서측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과 접하고 있는 고양 덕은동 일대 약 64만㎡ 땅에 아파트 등 48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가양대로만 건너면 바로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나온다. 서울이 가까운 입지적 특징 때문에 ‘서울 옆세권’으로도 불린다. 예비 청약자들이 기다리는 후속 물량도 많다. IS동서가 분양하는 ‘DMC에일린의뜰(주상복합2블록)’이 당장 2일부터 청약을 받는다. 내년엔 GS건설이 A4블록과 A7블록에서 총 10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구 안에서 서울과 가장 가깝거나 한강을 바로 마주보는 대어급 단지들이다.

분양 전문가들은 후속 단지의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H가 시행사에 토지를 판 가격이 워낙 높아서다. 용지 입찰 당시 3.3㎡당 최저 입찰가는 A4블록 1815만원, A7블록 1729만원 등이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원가인 택지비가 높은 까닭에 웬만한 강북 새 아파트 분양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 옆세권’ 장점

덕은지구의 분양가가 크게 오르더라도 청약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행정구역만 고양일 뿐 사실상 서울 생활권인 데다 택지 가운데선 드물게 한강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인 창릉보다 서울이 가깝다. 강변북로를 통해 주요 도심으로 곧장 이동할 수 있는 데다 서울 서부권 핵심 업무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곡지구도 인근이다.

인근 택지 지구에 들어선 아파트값이 서울 외곽 아파트값에 수렴하고 있는 것도 전망이 밝은 이유로 꼽힌다. 향동지구 첫 단지인 ‘DMC리슈빌더포레스트’ 전용 84㎡는 분양가 대비 3억원 이상 오른 7억5000만원대를 호가한다. 수색·증산뉴타운의 ‘DMC롯데캐슬더퍼스트’ 같은 면적대 분양권 가격과 1억원 차이다.

약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지하철 노선이 없다는 점과 인근 물재생센터에서 발생하는 악취다. 덕은지구엔 지하철이 없어 입주민들이 지상 대중 교통망에 의존해야 한다. 가까운 곳에 물재생센터가 두 곳이나 있어 악취 발생 우려도 나온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입지적 장점이 다른 단점들을 상쇄할 것”이라며 “미사강변도시가 강동의 대체지로 인기를 끌었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