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끝내고 돌아온 황교안…'진짜 시험대' 올랐다
8일간의 단식투쟁을 마치고 입원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가 이번 주부터 당무 일선에 복귀한다.

1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한다. 황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국회 상황이 워낙 긴박해 되도록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황 대표의) 의지가 강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설치 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표결에 반대하며 단식에 들어갔다가 8일째 되던 날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갔다. 아직 완벽하게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급박한 국회 사정을 고려해 당무 복귀 시점을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이번 단식을 통해 당내 불거졌던 ‘리더십 논란’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논란과 김세연 한국당 의원이 제기했던 ‘지도부 총선 불출마론’도 단식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한 한국당 의원은 “이전까지 당내에선 총선을 황 대표 체제로 치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퍼지고 있었는데 단식 이후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사라졌다”며 “일시적이나마 단식 카드가 효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 청와대 앞에서 야외 연좌를 하면서 문재인 정권에 ‘정면 승부’를 거는 모습으로 지지층 결집에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1%포인트 오른 33.4%였다.

단식을 종료한 이제부터 황 대표가 진짜 시험대에 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복귀 후 황 대표가 제일 먼저 헤쳐나가야 할 정국은 ‘패스트트랙 정국’이다. 황 대표가 단식으로 당내 강경론의 중심에 선 만큼 만약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묘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타협론을 주장한 당 일각의 거센 공격이 예상된다.

보수 통합도 과제다. 보수 진영 내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보수 빅텐트’를 위한 중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적쇄신이라는 과제도 놓여 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이 현역 의원 50% 물갈이라는 큰 폭의 쇄신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할 공정한 공천룰을 만드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