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백모 검찰 수사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가족을 배려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백 수사관이 전날 남긴 9장 분량의 메모 일부에는 윤 총장에게 “죄송하다. 가족들을 배려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여권 등에서는 검찰이 별건수사로 과도한 압박을 가해 백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검찰은 별건수사로 백 수사관을 압박한 사실이 전혀 없고,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소속인 백 수사관은 전날 오후 3시께 서울 서초동 한 지인 사무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백 수사관의 빈소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지만 조문객은 많지 않았다. 문 앞에는 백 씨와 함께 입직한 직원들의 동부지검 97동기회가 보낸 조화가 서 있었다. 오후 1시50분쯤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이 적힌 조화가 빈소에 도착한 뒤 빈소로 통하는 통로 양 끝에는 ‘경견한 조문을 위해 촬영 및 대기를 삼가해 달라’는 차단막이 섰다.

이에 앞서 경찰은 백 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오전 부검을 한 결과 ‘특이 외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며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인혁/김순신/노유정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