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무산…여야, 필리버스터 '벼랑끝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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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참을 만큼 참았다"…한국당에 사실상 최종통보하며 일방처리 준비
한국당 "국회봉쇄한 것은 與"…하명수사 의혹공세하며 패스트트랙 저지 총력전
패스트트랙 수싸움·기싸움에 정기국회 파행 계속…민생법안 처리도 '발목'
여야의 벼랑끝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대치'로 정기국회 파행이 계속되면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가 2일 무산됐다.
이로써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시행(2014년)된 이듬해인 2015년부터 5년 연속 헌법에 규정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예산에 더해서 '민식이법'과 '데이터 3법'을 비롯한 민생법안도 발목이 잡힌 상태다.
필리버스터 대치사태를 초래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가운데 검찰개혁 법안이 선거법에 이어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빼고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압박했다.
한국당은 '민식이법'에 대해서는 원포인트 본회의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 저지 투쟁'이 불가피하다면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하명수사·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대여 공세를 벌이면서 반대 여론 결집을 시도했다.
정기국회 종료(10일)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간 대치는 오히려 더 격화되면서 여야 간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도 ▲ 199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 철회 ▲ 비쟁점법안에 대해서는 향후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을 패스트트랙 법안 및 예산안에 대한 협상 전제 조건으로 한국당에 제시했다.
이는 한국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한국당을 빼고 다른 군소야당과 표결 처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당에 대한 압박과 함께 일방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 차원의 의미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민생법안을 인질로 해서 헌법과 국회에 테러를 가했다"고 비판한 뒤 "한국당이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다른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국당의 요구대로 마냥 끌려다닐 수 없다.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이번 정기국회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를 '완전봉쇄'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9일 본회의를 앞두고 한국당이 전격적으로 199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고 패스트트랙 저지에 나서면서 법안 처리가 불발됐다면서 한국당에 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199개 안건에 신청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3대 부정', '4대 발목'으로 규정하는 문건을 만들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빼고 법안·예산을 처리하기 위한 물밑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한국당이 끝내 우리가 내미는 손길을 거부한다면 다른 선택과 결단을 주저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공조의 길로 우리가 열어 놓고 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선거법의 경우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경우 기소심의위 설치 등의 내용을 일부 보완할 경우 본회의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295명 중 148명)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대해서도 한국당을 제외하고 다른 야당과 수정안을 만들어 표결을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 필리버스터 돌파 전략으로 초단기 임시회 소집 카드 등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도 패스트트랙 법안은 저지가 불가피하며 필리버스터는 합법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이 발목이 잡혔다고 공세를 취하는 것에 대해 지난 29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은 민주당의 불참 때문이라면서 반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 및 의원총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졌을 때 소수당에 주어진 권한이 긴급안건조정위와 필리버스터"라면서 "그런데 이 무제한 토론을 봉쇄하기 위해 (민주당이) 오늘 국회 봉쇄 3일 차에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9일 본회의가 열렸다면 민식이법이 처리됐을 것"이라면서 "저는 어제도 분명히 민식이법안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했는데 왜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인가"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또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단식 중단 후 당무에 복귀한 황교안 대표는 이날 청와대 인근 '투쟁 텐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정치를 정상화하기 위해 양대 악법은 반드시 막아내고, 3대 '문재인 게이트' 실상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특히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창성동 별관에서 따로 운영했다는 감찰팀을 '백원우 별동대'로 부르면서 이를 '공수처 축소판'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찰팀에 대해 "어떻게 하면 이 정권 측근들의 죄를 덮고, 상대편에게는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서 끌어낼지 중상모략을 꾀하던 밀실"이라며 "(여권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한국당을 빼고 실제 표결 처리를 시도할 경우 실질적인 저지수단은 없는 상태다.
당내에서는 수정안을 먼저 표결하도록 한 규정을 활용해 '무더기 수정 법안'을 제출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여야의 대치가 격화되면서 여야 간 공식·비공식 협상 모두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매주 월요일 정례회동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날은 열리지 않았다.
여야 5당간 정치협상회의 실무협상은 이날 낮에 진행됐으나 선거법 등에 대해 의미 있는 의견교환은 없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여야가 벼랑 끝 대치 속에서 수 싸움만 계속하자 국회를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문희상 국회의장은 "5년 연속 법정시한을 넘기는 부끄러운 국회가 됐다"면서 "20대 국회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종착역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과 역사 앞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두려워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국당 "국회봉쇄한 것은 與"…하명수사 의혹공세하며 패스트트랙 저지 총력전
패스트트랙 수싸움·기싸움에 정기국회 파행 계속…민생법안 처리도 '발목'
여야의 벼랑끝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대치'로 정기국회 파행이 계속되면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가 2일 무산됐다.
이로써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시행(2014년)된 이듬해인 2015년부터 5년 연속 헌법에 규정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예산에 더해서 '민식이법'과 '데이터 3법'을 비롯한 민생법안도 발목이 잡힌 상태다.
필리버스터 대치사태를 초래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가운데 검찰개혁 법안이 선거법에 이어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빼고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압박했다.
한국당은 '민식이법'에 대해서는 원포인트 본회의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 저지 투쟁'이 불가피하다면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하명수사·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대여 공세를 벌이면서 반대 여론 결집을 시도했다.
정기국회 종료(10일)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간 대치는 오히려 더 격화되면서 여야 간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도 ▲ 199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 철회 ▲ 비쟁점법안에 대해서는 향후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을 패스트트랙 법안 및 예산안에 대한 협상 전제 조건으로 한국당에 제시했다.
이는 한국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한국당을 빼고 다른 군소야당과 표결 처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당에 대한 압박과 함께 일방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 차원의 의미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민생법안을 인질로 해서 헌법과 국회에 테러를 가했다"고 비판한 뒤 "한국당이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다른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국당의 요구대로 마냥 끌려다닐 수 없다.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이번 정기국회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를 '완전봉쇄'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9일 본회의를 앞두고 한국당이 전격적으로 199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고 패스트트랙 저지에 나서면서 법안 처리가 불발됐다면서 한국당에 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199개 안건에 신청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3대 부정', '4대 발목'으로 규정하는 문건을 만들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빼고 법안·예산을 처리하기 위한 물밑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한국당이 끝내 우리가 내미는 손길을 거부한다면 다른 선택과 결단을 주저 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공조의 길로 우리가 열어 놓고 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선거법의 경우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경우 기소심의위 설치 등의 내용을 일부 보완할 경우 본회의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295명 중 148명)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대해서도 한국당을 제외하고 다른 야당과 수정안을 만들어 표결을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 필리버스터 돌파 전략으로 초단기 임시회 소집 카드 등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도 패스트트랙 법안은 저지가 불가피하며 필리버스터는 합법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이 발목이 잡혔다고 공세를 취하는 것에 대해 지난 29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은 민주당의 불참 때문이라면서 반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 및 의원총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졌을 때 소수당에 주어진 권한이 긴급안건조정위와 필리버스터"라면서 "그런데 이 무제한 토론을 봉쇄하기 위해 (민주당이) 오늘 국회 봉쇄 3일 차에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9일 본회의가 열렸다면 민식이법이 처리됐을 것"이라면서 "저는 어제도 분명히 민식이법안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했는데 왜 여당은 아직도 묵묵부답인가"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또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단식 중단 후 당무에 복귀한 황교안 대표는 이날 청와대 인근 '투쟁 텐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정치를 정상화하기 위해 양대 악법은 반드시 막아내고, 3대 '문재인 게이트' 실상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특히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창성동 별관에서 따로 운영했다는 감찰팀을 '백원우 별동대'로 부르면서 이를 '공수처 축소판'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찰팀에 대해 "어떻게 하면 이 정권 측근들의 죄를 덮고, 상대편에게는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서 끌어낼지 중상모략을 꾀하던 밀실"이라며 "(여권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한국당을 빼고 실제 표결 처리를 시도할 경우 실질적인 저지수단은 없는 상태다.
당내에서는 수정안을 먼저 표결하도록 한 규정을 활용해 '무더기 수정 법안'을 제출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여야의 대치가 격화되면서 여야 간 공식·비공식 협상 모두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매주 월요일 정례회동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날은 열리지 않았다.
여야 5당간 정치협상회의 실무협상은 이날 낮에 진행됐으나 선거법 등에 대해 의미 있는 의견교환은 없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여야가 벼랑 끝 대치 속에서 수 싸움만 계속하자 국회를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문희상 국회의장은 "5년 연속 법정시한을 넘기는 부끄러운 국회가 됐다"면서 "20대 국회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종착역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과 역사 앞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두려워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