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핀테크(금융기술) 1호 상장사인 웹케시의 지분을 인수해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 관리 시스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이다.

기업銀, '핀테크 1호 상장사'와 자금관리 시장 본격 공략한다
기업은행은 웹케시 주식 27만546주(4%)를 119억원에 취득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웹케시는 디지털 기업 자금관리·경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올해 초 핀테크 업체 중 처음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은행이 핀테크 업체와 협업하는 경우는 많지만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신사업 강화를 위한 의지가 크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웹케시는 금융회사와 개별 기업의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RP)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재정관리서비스 ‘인하우스뱅크’, 대기업 자금관리서비스 ‘브랜치’, 중소기업 경리전문 프로그램 ‘경리나라’ 등이 주력 서비스다. 은행 20곳과 증권사 24곳, 카드사 14곳, 보험사 40곳 등이 플랫폼과 연결돼 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중소기업 자금관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중소기업 대다수는 대기업에 비해 자금 관리의 디지털화가 더딘 편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 플랫폼 박스(BOX)에 웹케시의 다양한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PC와 모바일을 통해 간단하면서도 체계적인 재무·경영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금융 관리 인프라가 약한 중소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출시된 박스 가입자 수는 2만5000명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핀테크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접점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핀테크 업체(팝펀딩, 피노텍)와 지정대리인 계약을 맺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지정대리인 제도는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에 예금·대출 심사 등 금융회사의 고유 업무를 위탁하는 제도다. 기업은행은 온라인 재고 자산·타행 대환대출 심사 등을 핀테크 업체들에 ‘아웃소싱’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