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자신의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A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A 수사관은 민정비서관실에서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할 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수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지난 1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오전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백 전 비서관은 굳은 표정으로 말 없이 유족을 위로했다. 백 전 비서관은 어두운 표정으로 유족의 어깨를 다독였다. 백 전 비서관이 빈소로 들어간 뒤에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바깥 복도까지 터져 나오기도 했다. 16분가량 빈소에 머문 백 전 비서관은 “김기현 사건의 첩보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나”, “울산 수사 상황을 챙기려 특감반원을 보냈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빠르게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도 함께 빈소를 찾았다. 오전 조문을 마치고 나온 김 수석은 “고인의 명예와 공무원으로서의 훌륭했던 점을 기억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유가족에게도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남긴 유품을 빨리 돌려받았으면 좋겠다는 유족의 부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고인이 청와대의 압박으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는 말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수석은 “청와대가 고인에게 압박을 가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고인이 어떤 이유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는지, 그 과정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남정민/안대규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