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 행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 행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손을 맞잡았다. 3일 열린 포스코 기업시민 성과발표회에서다. 두 회장은 지난 8월 회동에서 양사 경영이념에 공감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 인연을 계기로 이날 행사에 강연자로 등장했다. 특히 이날은 1960년생인 최태원 회장의 만 59세 생일이었다.

포스코는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기업, 시민이 되다’를 주제로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7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기업시민’의 1년 반 성과를 공유하고 실천을 다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행사에는 최태원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로 50여 분간 특별 강연을 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라며 “과거와 달리 고객들은 가격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구매 결정의 데이터로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로 SK텔레콤의 ‘T맵’을 꼽았다. T맵을 활용해 안전운전을 하면 데이터를 제공하고 보험사는 보험료를 깎아준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일정 거리를 걸으면 요금을 깎아주기도 한다. 최태원 회장은 “그러면 손해 아니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이런 데이터를 쌓아서 보험사에 팔 수도 있는 것”이라며 “장사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우 회장은 최태원 회장에게 감사를 표하고 “포스코와 SK의 사회적 가치가 서로 뜻하는 바가 맞아 오늘의 자리가 성사됐다”며 “포스코와 SK그룹이 힘을 합쳐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회장은 손을 맞잡고 조형물 점등식에도 참석했다. 두 회장의 인연은 작년 남북한 정상회담 때 함께 평양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8월에는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동하고 비공개 회동을 했다. 재계 3위, 6위인 두 그룹의 만남에 산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이들 그룹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두 그룹은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SK E&S의 전남 광양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는 포스코 소유의 항만을 통해 LNG를 들여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에는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등이 필수소재로 쓰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