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남어린이집 성관련 사고 내사…피해자측은 인권위에 진정서 접수 예정
'성남 어린이집 성관련 사고 대책마련' 청원, 하루 새 20만 참여
경기도 성남시의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간 성 관련 사고와 관련, 피해를 본 여자 어린이의 아버지가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청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피해를 본 5세 여자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동 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자신의 딸이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면서 가해 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 적극적인 피해 복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3일 오후 6시 20분께 20만명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이번 사고는 피해 여아가 지난달 4일 같은 어린이집 남자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고 부모에 얘기하며 알려졌다.

부모는 이튿날 경기도해바라기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관련 내용을 맘카페에 올려 공론화됐다.

부모가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10월 15일 피해 여아가 남자아이 4명과 함께 책장 뒤에서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지난달 6일 산부인과 진료에서는 성적 학대 정황도 확인됐다.

아동 간 성 관련 사고가 알려진 뒤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은 지난달 6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고 피해 아동도 같은 달 19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 사고가 큰 논란이 된 만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내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다만, 이 건에서 여자 어린이에게 성 관련 피해를 준 것으로 지목된 남자 어린이는 만 5세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해 경찰은 사실관계 파악 이외에 특별한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피해 여아 측 법률 조력을 맡은 법무법인 해율은 변호사 4명이 포함된 총 7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사실관계의 명확한 규명을 위해 이르면 이번 주 중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