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등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변혁기에 걸맞은 젊고 역동적인 인재들이 회사를 이끌 때”라며 사의를 밝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상임 고문으로서 조언자역할을 할 예정이다. 경복고,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1년 LG전자를 시작으로 2002년 LG건설(현 GS건설) 재경본부장(CFO) 사업총괄사장(COO)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6월 GS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을 이끌어 왔다.
허 부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절정에 달하던 2008년 12월 CEO에 올랐다. 내실경영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개혁하며 체질을 개선해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극복형 CEO’로 불리기도 했다. 재무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창사 이래 첫 수퍼섹터 리더에 선정(2012년)되기도 했다.
부회장이 된 후엔 국내외 사업을 챙겼다. 베트남 싱가포르 유럽 남미 등 해외사업과 국내주택사업을 적극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도록 이끌었다. ‘현장경영’을 중시해 국내외 70개 현장을 모두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소주 잔을 주고받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회사 실적이 악화됐을 때는 무보수 책임경영을 실천하기도 했다.
오너가 임에도 특진 한번 없이 실력으로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인물로도 알려져있다. 1981년 LG전자 사원으로 입사해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며 일반 사원과 같이 수년간 ‘전기밥솥에 남은 누른 밥’을 먹으며 일했다. 임원(상무)으로 승진한 것은 회사생활 19년째였다. ‘실적 없이 승진 없다’는 GS가의 엄격한 가풍을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