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한국경제 DB)
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한국경제 DB)
새로 GS그룹을 이끌게 된 허태수 회장(62·사진)은 고(故) 허만정 GS 창업주의 3남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다. GS홈쇼핑의 실적 성장을 이끌어냈고, 그룹 안팎에서 '디지털 혁신 전도사'란 평가를 받고 있다.

GS그룹은 3일 허창수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주주들간 합의를 거쳐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신임 회장에 최종 추대됐다고 밝혔다.

2004년 동업관계던 LG그룹과의 그룹 분리 후 회장을 맡아왔던 허창수 회장이 15년만에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됐다. G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공식 승계는 내년 주주총회와 이사회에 이뤄질 계획이다.

그동안 GS가 내실을 바탕으로 안정된 경영을 중시했으나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란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허태수 회장이 적임자로 선택됐다고 GS는 전했다.

허태수 회장은 GS그룹과 LG그룹 공동 창업주인 고 허만정 창업주의 3남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다. 장남인 허창수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이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미국 콘티넨털은행에 입사해 LG투자증권 런던법인장, IB사업본부 총괄 상무 등을 거치며 금융 감각을 쌓았다. 2002년 GS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를 맡았다. 2007년 대표이사 사장, 2015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내수산업이던 홈쇼핑의 해외 진출을 이뤄냈고,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TV 홈쇼핑 중심이던 회사의 사업구조 다각화에 성공했다. 모바일쇼핑 사업 확장 등의 잇따른 성공으로 허태수 회장이 차세대 리더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GS는 전했다.

실제 2006년 연간 취급고 1조8946억원, 당기순이익 512억원이던 GS홈쇼핑의 실적은 지난해 취급고 4조2480억원, 당기순이익 1206억원으로 성장했다. 모바일 쇼핑 취급고가 지난해에는 2조원을 넘어선 점도 특징이다.

허태수 회장은 GS그룹에서 디지털 혁신의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GS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법인 설립을 발표하는데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진 정보기술(IT)기업의 혁신 방법론인 디자인씽킹, 애자일, 스크럼 등을 기업전반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허태수 회장과 함께 1960년대생 전문경영인과 1970년대생 오너가(家) 4세 등이 사장단에 속해 재계에서는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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