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 찾기' 고루한 콘셉트 음악·연기로 영리한 포장
[시청자가 찜한 TV] '있어 보이는 것'에 일갈, 'VIP' 2위
'VIP'라는 제목과 내연녀 찾기가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불륜'만큼 VIP들과 그 주변 사생활을 엿보기 좋은 소재도 없다.

SBS TV 수목극 'VIP'가 '있어 보이는 것들'의 실상을 끄집어내며 시청자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4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1월 넷째 주(11월 25일~12월 1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VIP'가 CPI 지수 260.8로 2위를 차지했다.

전주보다 일곱계단 뛰어오른 성적이다.

백화점 VIP 고객들의 사생활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을 조명한다는 콘셉트로 시작한 이 작품은 이따금 VIP 이름을 달고 천지 분간 못하는 고객들을 그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스토리는 박성준(이상윤 분)의 내연녀 찾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나정선(장나라)이 같은 팀에서 근무하는 이현아(이청아), 송미나(곽선영), 온유리(표예진) 중 누가 남편 성준의 내연녀인지를 찾는 과정은 꽈배기처럼 꼬인듯 제자리걸음 중임에도 꽤 흥미진진하다.

최근 방송에서 온유리로 내연녀가 굳어지는 듯한 내용이 전개됐지만, 드라마는 여전히 내연녀가 다른 사람일 가능성, 아예 성준이 불륜을 저지르는 게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시청자가 찜한 TV] '있어 보이는 것'에 일갈, 'VIP' 2위
특히 이 촌스러운 소재와 장치를 가려주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과 '있어 보이는' 음악이다.

출연진 중에서도 장나라는 전작 '황후의 품격'에서 보여준 독기 어린 연기를 한층 업그레이드한 듯한 열연을 보여주며 호평받는다.

아직 불륜일지 아닐지도 확정되지 않은 단계이지만, 장나라의 몰입도 높은 연기력 덕분에 이미 성준에 대한 질타가 넘쳐나는 분위기다.

우유부단한 성준 역 이상윤과, 불쌍하고 착한 이미지이지만 알고 보면 가장 가슴에 불을 지르는 유리 역 표예진 등도 극에 몰입감을 한층 더한다.

여기에 긴장감 넘치는 장면에서 이어지는 세련된 음악은 고루한 콘셉트와 스토리를 '있어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이렇듯 영리한 포장 덕분에 'VIP'는 첫 회 6%대 시청률로 출발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11% 벽을 돌파했다.

물론 다른 지상파가 월화극을 쉬고 있고, JTBC '보좌관2'와 tvN '유령을 잡아라'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못 내는 데 따른 반사이익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한편, CPI 1위는 JTBC 예능 '아는 형님'이 차지했다.

아울러 10위권 내에 MBC TV 수목극 '하자있는 인간들'(3위),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5위), JTBC 금토극 '초콜릿'(6위) 등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신규 진입했다.

특히 '슈가맨3'의 경우 '1세대 아이돌' 태사자가 출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시청자가 찜한 TV] '있어 보이는 것'에 일갈, 'VIP' 2위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 등 CJ ENM 7개 채널, JTBC·TV조선·채널A·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 MBC에브리원과 코미디TV 등 케이블 2사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를 필두로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7개 주요 동영상 플랫폼(네이버TV 등) 내 프로그램 무료 동영상의 주간 조회수까지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