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과 법조 기자단의 유착 관계를 지적한 MBC 'PD수첩'에 대해 현직 법조 기자가 "진짜 유착관계는 현 정권과 MBC"라고 비판했다.

MBC 'PD수첩'은 3일 방송에서 검찰이 기자에게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할 수 있는 정보를 흘리고 기자는 검찰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기사로 보답한다면서 "검사와 기자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PD수첩은 승진에 목메는 고위직 검사와 수사 정보를 원하는 기자의 공생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며 기자가 검사에게 사건을 청탁하는 일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방송 내용에 대해 한 지상파 법조 출입기자는 '진짜 악어와 악어새는 누구냐'는 글을 올려 "방송 내용 중 맞는 사실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잘못된 대목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방송은 법조 출입기자들이 검사나 검찰에 불리한 보도는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지만 '그랜저 검사 사건' '벤츠 여검사 사건' '스폰서 검사 사건' '진경준 검사장 사건' 등은 모두 언론사 법조팀이 쓴 기사"라고 반박했다.

이 기자는 또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방송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 대부분이 조국 사태 때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던 분들"이라며 "검찰이 현 정권 실세들을 잇달아 수사하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의 맹공격을 받았던 검사를 중점적으로 부각시킨 PD수첩의 의도는 너무 뻔하다. 정부가 하고 싶어하는 일, 골치 아파하는 일을 PD수첩이 번번이 앞장서서 시원하게 보도해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PD수첩 제작진에게 "진짜 악어와 악어새는 누구냐"고 물었다.

대검찰청도 4일 입장문을 통해 "MBC 'PD수첩' 보도는 악의적 보도"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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