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플' 연남동·송리단길 20대 여성 가장 많고, 서울 아파트 매입 30대 1위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20∼30대 에코부머(EB, eco-boomer)가 주택시장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에코부머는 72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의 자녀 세대로 1979년부터 1997년 사이 출생한 22∼40세의 1천380만명이다.
'Y 세대' 또는 '밀레니얼 세대'로도 불린다. 4일 부동산 디벨로퍼 회사인 피데스개발 R&D센터가 발표한 '2020∼2021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에 따르면 한동안 주거 시장을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시기에 접어든 가운데 그 자녀들인 에코붐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주거를 비롯한 경제활동의 주도층으로 부상했다.
피데스개발 R&D센터가 서울시 생활인구 빅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에코붐 세대들은 업무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로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뜨고 있는 '핫 플레이스'의 소비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에코부머들은 퇴근 이후 저녁시간에 남성들이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는 것과 달리 마포구 합정역, 망원역 인근, 이대역 부근에 집중적으로 모여들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 뜨고 있는 마포 연남동이나 송파 송리단길의 경우 올해 들어 밀레니얼 세대 가운데서도 특히 20대 여성의 방문 비중이 급격히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피데스개발 R&D센터 김희정 소장은 "에코붐 세대가 주인공이 되면서 이들의 관심을 끄는 곳들이 곧 힙플레이스, 핫플레이스가 되고, 이들의 시각에 따라 공간이 재편되는 현상을 보인다"며 "이러한 경향은 현재 주택 구매 등 부동산 시장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주택거래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30대의 매입 비중이 31.2%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아파트 청약시장에 가점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들이 기존 주택시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내 집 마련에 뛰어든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보유 주택을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증여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소장은 "20∼30대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단독·연립주택이 아닌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하고, 최근 들어 직접 구매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며 "베이비부머와 에코부머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BB·EB' 세대 현상을 지나 에코부머가 공간의 주역이 되는 '에코부머 주연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피데스개발은 이밖에도 ▲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공간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수퍼&하이퍼' 현상 ▲ 공유경제·구독경제가 동호인 형태로 더욱 전문화되는 '위두(We Do)' 현상 ▲ 방 안에서 모든 것을 누리는 '올인룸(All in Room)' 현상 ▲ 도시 공간 전체가 24시간 물류 플랫폼이 되는 '낮낮 공간' ▲ 주방의 다양한 변화 '팝업 DK' ▲ 반려동물과 로봇, 외국인들이 우리 공간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펫·봇·인 스테이' 현상이 내년 주거공간을 이끌 7대 트렌드로 제시했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대표는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알리는 2020년에는 공간 주체 세대의 변화와 함께 첨단기술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공간 트렌드 변화에 맞는 다양한 첨단 주거 상품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