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과유불급'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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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어린이 전용 ‘유튜브 키즈’ 외에는 동영상을 보지 못하게 해요. 이용 시간도 제한하죠.”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업체인 유튜브의 최고경영자(CEO) 수전 워치츠키가 최근 방송에서 한 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녀 5명을 키우면서 ‘세계 최고 여성 파워 6위’(포브스 선정)에 뽑힌 그의 발언에 “역시 ‘슈퍼맘’은 다르다” “신선한 충격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자녀들의 동영상 시청을 제한하는 이유를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자녀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 지난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12세 아들에게 아직 휴대전화를 사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업계 거물들의 이 같은 지론은 <논어>의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과 맞닿아 있다. 지나치거나 넘치는 것은 탐욕에서 비롯된다. 옛사람들은 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뜻에서 ‘계영배(戒盈杯: 넘침을 경계하는 잔)’를 곁에 두고 탐심을 다스렸다. 계영배는 술이 70% 이상 차면 밑으로 새어나가도록 만든 잔이다. 조선시대 거상(巨商) 임상옥도 이 잔을 보며 마음을 닦아 큰 인물이 됐다.
경제 분야에서도 과한 것은 좋지 않다. 저축이 많으면 국가 경제에 이로울 것 같지만 너무 많으면 소비가 줄어 악영향을 끼친다. 환율이 너무 낮으면 수출이 곤란해지고 너무 높으면 수입이 어려워진다. 세금이 너무 적게 걷히면 국가 재정이 위태롭고 너무 많이 걷히면 기업이 조세피난처로 옮겨간다.
인생사나 국가대사나 과욕은 결국 일을 그르치게 한다. 적절한 겸양은 인간 관계에 약이 되지만 넘치면 ‘과공비례(過恭非禮: 공손이 지나치면 예에 어긋난다)’가 된다. 조직과 국가에 대한 충성이 지나쳐 맹목적인 단계가 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를 망칠 수 있다. 그래서 균형 잡힌 사람은 권력을 가져도 함부로 휘두르지 않고, 돈이 있어도 마구 쓰지 않는다. 할 말이 많아도 대화의 70%를 경청에 쓴다.
절제야말로 자신에게 내리는 내면의 명령이다. 철학자 니체는 “자신에게 명령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의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 최고경영자의 ‘과유불급 지혜’도 여기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그는 자녀들의 동영상 시청을 제한하는 이유를 “뭐든 지나치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자녀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 지난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12세 아들에게 아직 휴대전화를 사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업계 거물들의 이 같은 지론은 <논어>의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과 맞닿아 있다. 지나치거나 넘치는 것은 탐욕에서 비롯된다. 옛사람들은 과욕을 부리지 말라는 뜻에서 ‘계영배(戒盈杯: 넘침을 경계하는 잔)’를 곁에 두고 탐심을 다스렸다. 계영배는 술이 70% 이상 차면 밑으로 새어나가도록 만든 잔이다. 조선시대 거상(巨商) 임상옥도 이 잔을 보며 마음을 닦아 큰 인물이 됐다.
경제 분야에서도 과한 것은 좋지 않다. 저축이 많으면 국가 경제에 이로울 것 같지만 너무 많으면 소비가 줄어 악영향을 끼친다. 환율이 너무 낮으면 수출이 곤란해지고 너무 높으면 수입이 어려워진다. 세금이 너무 적게 걷히면 국가 재정이 위태롭고 너무 많이 걷히면 기업이 조세피난처로 옮겨간다.
인생사나 국가대사나 과욕은 결국 일을 그르치게 한다. 적절한 겸양은 인간 관계에 약이 되지만 넘치면 ‘과공비례(過恭非禮: 공손이 지나치면 예에 어긋난다)’가 된다. 조직과 국가에 대한 충성이 지나쳐 맹목적인 단계가 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를 망칠 수 있다. 그래서 균형 잡힌 사람은 권력을 가져도 함부로 휘두르지 않고, 돈이 있어도 마구 쓰지 않는다. 할 말이 많아도 대화의 70%를 경청에 쓴다.
절제야말로 자신에게 내리는 내면의 명령이다. 철학자 니체는 “자신에게 명령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의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 최고경영자의 ‘과유불급 지혜’도 여기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