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회담서 美겨냥 "내정 간섭 반대" 발언
"한중, 불확실한 정세 속 협력해야"…일대일로 협력 희망도 피력
中왕이 "북한의 안보·발전 관심사 해결되야"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존중하고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국무위원의 이런 발언은 북한 비핵화 및 북미 관계 개선 논의가 교착 상태인 가운데 나왔다.

북한은 미국에 '적대 정책'을 거두라고 요구 중인데 이는 실질적으로 자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이날 방한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조미(북미) 싱가포르 회담에서 도출된 중요 합의는 반드시 실천돼야 한다"며 "조선(북한) 측의 안보 및 발전과 관련한 합리적 관심사는 마땅히 중시되고, 해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왕 국무위원은 한국의 동맹인 미국을 겨냥해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한중은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며 파트너라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넘치는 국제 정세에 직면해 이웃 간에 교류와 협력, 상호 이해, 상호 지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이 국무위원은 "우리는 함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해야 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함께 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시종 자주 독립적인 평화 외교 정책을 유지하며 크고 작은 국가 간에 평등,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크다고 작은 것을 괴롭히고 강함을 내세워 약함을 핍박하는 것 그리고 남에게 강요하는 것,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계 평화와 안정은 가장 위협적인 국면에 놓여있다"면서 "일방주의가 현재 국제 질서를 파괴하고 있으며 포악한 행위가 국제 관계 준칙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로서 한국을 포함해 다른 국가들과 함께 다자주의 이념과 공평 정의의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실질적인 행동으로 유엔 헌장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계를 수호하고 국제법을 기본으로 하는 국제 질서를 지키며 세계무역기구의 다자무역 체계를 지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왕 국무위원은 자국이 주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그는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이 한국의 발전 계획과 연결돼 적극적으로 제3국 (진출) 협력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