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142개 종족 유전체 DB 구축…마크로젠 "인종별 맞춤치료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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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한국·인도·싱가포르 등 5곳 참여
세계 219종족 1739명 유전체 분석
네이처 최신호 표지논문에 실려
한국·인도·싱가포르 등 5곳 참여
세계 219종족 1739명 유전체 분석
네이처 최신호 표지논문에 실려
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142개 종족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지금까지 나온 유전체 연구 가운데 인종 수가 가장 많다. 국제 컨소시엄이 주관한 이번 연구에는 국내 유전체분석 선두 업체인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병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한국이 정밀의료와 환자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2개 아시아 종족 유전체 확보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제 컨소시엄인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가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인 유전체 분석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고 5일 밝혔다. 2016년 2월 출범한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는 아시아인 10만 명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인도 유전체기업 메드지놈 등이 참여했다. 미국 바이오기업 제넨텍도 이번 연구에 합류했다.
컨소시엄이 출범 3년10개월 만에 내놓은 1차 연구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64개국 219개 종족 1739명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아시아는 24개국 142개 종족이다. 국가별로는 인도 598명, 말레이시아 156명, 한국 152명, 파키스탄 113명, 몽골 100명, 파푸아뉴기니 70명 등이다. 이는 역대 아시아인 유전체 연구 가운데 인종 수가 가장 많은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주도해 지난 10월 발표한 유전체 DB는 5000명이었지만 인종 수는 3개에 그쳤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사진)은 “종족별로 25명 내외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해 아시아 인종의 기원을 분석하고 유전체 DB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아시아인 유전체 정보가 많을수록 아시아인이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지, 어떤 약물에 더 잘 반응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 기반 마련
이번 연구는 아시아인의 유전적 다양성을 최초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인구 77억 명 중 45억 명(58%)이 아시아인이고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의 유전적 변이가 더 다양하지만 기존 유전체 데이터 연구는 서양인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1000 지놈 프로젝트, 지노마드(gnomAD) 등 기존 유전체 DB는 서양인 위주여서 비서양인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거나 의약품을 개발할 때 서양인 유전체 DB를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마크로젠은 이 DB를 활용해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를 제공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처방되는 항응고제 ‘와파린’은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 동북아시아 인종에게 알레르기 등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DB를 사용하면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상업적 연구에 DB 개방
이번에 확보한 DB의 소유 주체는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컨소시엄이다. 연구 목적에 한해 의료기관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을 받으면 DB를 무료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연구가 끝나면 데이터를 반환해야 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관만 DB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
마크로젠은 인종별 특성을 반영한 소비자 의뢰 유전자검사(DTC)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법인과 지사를 통해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DTC는 소비자가 병원을 찾지 않고도 집에서 유전자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회사는 미국법인인 소마젠을 통해 서양인 맞춤형 DTC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연구자에게 신속한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실인 ‘게놈 슈퍼마켓’을 각 지역에 설립하는 사업도 의료진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회사 관계자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국가별, 인종별로 차별화한 임상 진단 서비스를 공급하는 ‘글로벌 클리니컬 게놈 슈퍼마켓’을 세계에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국제 컨소시엄인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가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인 유전체 분석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고 5일 밝혔다. 2016년 2월 출범한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는 아시아인 10만 명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인도 유전체기업 메드지놈 등이 참여했다. 미국 바이오기업 제넨텍도 이번 연구에 합류했다.
컨소시엄이 출범 3년10개월 만에 내놓은 1차 연구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64개국 219개 종족 1739명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아시아는 24개국 142개 종족이다. 국가별로는 인도 598명, 말레이시아 156명, 한국 152명, 파키스탄 113명, 몽골 100명, 파푸아뉴기니 70명 등이다. 이는 역대 아시아인 유전체 연구 가운데 인종 수가 가장 많은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주도해 지난 10월 발표한 유전체 DB는 5000명이었지만 인종 수는 3개에 그쳤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사진)은 “종족별로 25명 내외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해 아시아 인종의 기원을 분석하고 유전체 DB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아시아인 유전체 정보가 많을수록 아시아인이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지, 어떤 약물에 더 잘 반응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 기반 마련
이번 연구는 아시아인의 유전적 다양성을 최초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인구 77억 명 중 45억 명(58%)이 아시아인이고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의 유전적 변이가 더 다양하지만 기존 유전체 데이터 연구는 서양인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1000 지놈 프로젝트, 지노마드(gnomAD) 등 기존 유전체 DB는 서양인 위주여서 비서양인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거나 의약품을 개발할 때 서양인 유전체 DB를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마크로젠은 이 DB를 활용해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를 제공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처방되는 항응고제 ‘와파린’은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 동북아시아 인종에게 알레르기 등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DB를 사용하면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상업적 연구에 DB 개방
이번에 확보한 DB의 소유 주체는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컨소시엄이다. 연구 목적에 한해 의료기관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을 받으면 DB를 무료로 쓸 수 있다. 그러나 연구가 끝나면 데이터를 반환해야 한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관만 DB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
마크로젠은 인종별 특성을 반영한 소비자 의뢰 유전자검사(DTC)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법인과 지사를 통해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DTC는 소비자가 병원을 찾지 않고도 집에서 유전자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회사는 미국법인인 소마젠을 통해 서양인 맞춤형 DTC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연구자에게 신속한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실인 ‘게놈 슈퍼마켓’을 각 지역에 설립하는 사업도 의료진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회사 관계자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국가별, 인종별로 차별화한 임상 진단 서비스를 공급하는 ‘글로벌 클리니컬 게놈 슈퍼마켓’을 세계에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