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장 공략 본격 나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가운데)은 지난 4일 베트남 하노이 파인트리증권 본사에서 개소식을 하고 “2025년 동남아시아 넘버원 디지털 금융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우리말로 소나무를 뜻하는 파인트리엔 ‘모든 곳에 존재하고, 숲이 형성될 때 가장 처음 뿌리내리는 나무와 같이 견고하고 곧은 신뢰를 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인트리증권은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4월 전체 지분의 90%를 인수한 온라인 전문 증권사 HFT증권이 모태다. 6월에 2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파인트리증권은 개인투자자 중심의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파생상품 등 추가 면허 취득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브엉딘후에 베트남 경제부총리에게 “주식 중개 이외에 파생상품 판매나 운용, 투자은행(IB) 업무 등을 할 수 있는 면허를 추가로 취득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는 만큼 인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2017년 출범한 베트남 파생상품시장은 1년여 만에 계약 건수가 20배 이상 급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체 거래량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90%를 넘어 파인트리증권도 관련 라이선스만 취득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외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이나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화투자증권이 파인트리증권을 출범시키면서 베트남 현지에서 증권 사업을 펼치는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총 여섯 곳으로 늘었다. 베트남은 지난해 연 7%의 경제성장률을 올린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비슷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평균 연령이 30.1세로 젊고 도시화 비율이 37%에 불과해 현지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내 증권사들 간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