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사령부가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의 해병 1사단 전투연병장에서 1항공대대 창설식을 했다고 이달 2일 밝혔다./사진=연합뉴스
해병대사령부가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의 해병 1사단 전투연병장에서 1항공대대 창설식을 했다고 이달 2일 밝혔다./사진=연합뉴스
해병대가 인근 주민들에게 설명도 없이 헬기 중심의 항공대대를 창설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해병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해병대는 지난달 29일 1항공대대를 창설했다. 1항공대대는 1사단과 2사단 항공대를 해체하고 새로 창설한 마린온 상륙기동헬기를 주축으로 한 대대다.

해병대는 2021년까지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에 헬기 이착륙장, 격납고, 정비시설을 만든 뒤 1항공대대를 20여 대의 마린온을 갖춘 항공단으로 편성할 계획이다. 포항 해병1사단 전투연병장에서 창설식을 한 1항공대대는 포항공항을 이착륙장으로 이용한다.

하지만 1항공대대 창설 소식은 창설한 뒤 3일이 지난 이달 2일에서야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인근 주민들은 반발했다. 격납고 건설을 비롯해 항공단 창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해병대 측이 마찰을 빚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항공항 인근 동해면, 청림동, 제철동 주민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서 "고도제한이나 행위제한 등에 따른 재산 피해와 소음·분진 피해를 겪었는데 충분한 사전설명과 동의 과정 없이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수차례 집회를 열어 반발하고 있다.

김철수 포항시의원은 "기사를 통해서 해병대 1항공대대 창설 소식을 접했다"며 "다음 주에 민관군협의체를 구성해 첫 협상을 할 예정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은 해병대가 주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병대 관계자는 "주민설명회 때 항공대대를 창설한 뒤 항공단을 창설한다는 청사진을 알렸지만 항공대대 창설과 관련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이미 구성된 민관군협의체를 통해 상생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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