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터키 '천연가스 시추' 반발…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동(東)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이 키프로스섬 대륙붕 가스 시추 활동과 관련해 터키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터키의 키프로스 해역 내 가스 탐사·시추 활동과 관련해 관계 당국이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해 법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키프로스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쓰겠다는 약속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는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대사관을 통해 법적 조치에 대해 통보받았다"고 덧붙였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며 이후 친(親) 그리스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해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이하 북키프로스)으로 분단됐다.

국제법적으로는 그리스계 주민이 대다수인 키프로스만 정식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친(親) 터키계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를 인정하고 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다.

키프로스가 연안 대륙붕 개발에 착수하자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대륙붕 자원에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가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선포한 해역에 시추선을 투입해 유럽연합(EU)과 그리스·키프로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EU 외무장관 회의는 지난달 터키의 천연가스 시추 활동에 대한 제재 계획을 채택하고, 터키의 가스 시추와 관련된 개인과 단체를 상대로 EU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우리는 결코 지중해 동부 천연가스 자원에 대한 북키프로스의 권리가 강탈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EU의 제재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