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이회창 공천 모델을 배울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이회창 공천 모델을 배울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참 어이없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는 홍 전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회창 공천 모델을 배울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참 어이없는 착각을 하고 있다"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6일 홍 전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금 자신을 둘러싼 정치 환경을 제대로 분석해 보고 그런 말을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홍 전 대표는 "그 당시 이회창 총재는 35%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가지고 있었으며 차기 대통령이 된다는 (데 있어서) 당내 의심을 받은 적이 없다"며 "한나라당은 정권은 내주었지만 한국 보수 정당의 유일한 중심축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서 당내 중진들을 쳐내도 국민들이 이를 용인해 주었고 막강한 카리스마로 이를 돌파할 수 있었다"며 "그런 이 전 총재도 본인도 아닌 자녀들 병역 의혹으로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자리 숫자로 추락한 대선 지지율과, 사분오열된 보수우파 친영과 심지어 당내마저도 아직 친박·비박이 대립하면서 자신은 친박계에 얹힌 수장에 불과한데 어떻게 2000년 이회창 모델 공천을 추진할 수 있다는 건가"라며 "(둘은) 정치적 위상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변의 정치적 현실을 잘 돌아보고 2004년 노무현 탄핵 때 한나라당의 지역구 공천 모델을 배우라"라며 "그때 지역구 공천은 당 대표였던 최병렬 전 의원도 쳐냈던 공천 혁명"이었다고 훈수를 뒀다.

그는 또 "아울러 중진의원 36명도 설득으로 자진 불출마했었다"라며 "그때 우리는 노무현 탄핵 역풍을 공천 혁명으로 돌파할 수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을 그때의 이회창 총재로 착각하면 당내 크나큰 분열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총선 관리자로 돌아가라"며 "그래도 이 당은 30년 전통의 보수우파의 적통 정당이다.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변에선 '이회창 전 총리의 공천 모델을 배워라'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총선 승리를 이끈 모델을 배울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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