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겨울왕국2'는 악의 축? 스크린 독과점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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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 흥행 돌풍 속 스크린 독점 논란
시민단체까지 디즈니 고발
"영화 상영, 간단한 문제 아니야"
독점 논란 '군함도'도 일주일만에
스크린 수 절반 감소
시민단체까지 디즈니 고발
"영화 상영, 간단한 문제 아니야"
독점 논란 '군함도'도 일주일만에
스크린 수 절반 감소
'겨울왕국2'는 한국 영화 산업을 좀 먹는 악의 축일까.
영화 '겨울왕국2'의 흥행과 함께 "스크린을 독점한다"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개봉 전 예매율이 92%까지 치솟으며 예매 관객으로만 110만 명을 동원,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영화관에서 '겨울왕국2'만 상영해서 볼 영화가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
정지영 감독 등은 '겨울왕국2' 스크린 독점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한 시민단체는 '겨울왕국2'의 국내 투자배급을 맡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스크린을 독점했다며 독점금지법(독점금지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전화통화에서 "디즈니가 극장들을 압박해 '겨울왕국2'만 상영하도록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 독점? '겨울왕국2' 스크린 수 살펴보니
'겨울왕국2'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지난 11월 21일 개봉한 첫날 2343개 스크린에서 1만2998회 상영됐다. 국내 총 스크린수가 5618개라는 것을 고려하면 스크린 점유율은 39.7%, 상영 점유율은 63.0%였다.
개봉 첫 주말인 11월 23일과 24일엔 상영관 수가 2640개가 넘었다. 스크린 점유율은 45%에 달했고, 상영점유율 역시 70%가 넘어갔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상영관 수가 1000개 대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개봉을 앞두고 상영관이 1000개 이상만 잡혀도 "많이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초대형 블록버스터들이 2000개 이상 상영관을 잡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올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경우 개봉 첫날 2760개 상영관에서 1만5526회 상영됐다. 스크린 점유율은 57.1%, 상영 점유율은 80.8%를 기록했다.
◆ 스크린 독점금지법 발의 됐지만
몇몇 대형 작품들이 상영관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황금시간대에 집중 상영되면서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게 스크린 독점을 비판하는 측의 입장이다. 실제로 이런 의견을 반영한 법안 4개가 2016년 10월 발의됐지만, 3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는데, 두 법안 모두 복합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를 일정 비율 이상 상영하지 않도록 하는 스크린 상한제를 포함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도 2017년 11월 대기업 직영 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40% 이상 틀지 못하도록 하는 구체화 된 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법안에 대해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평하면서 "영화관에서 상영할 영화를 정할 때 복합적으로 고민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데 칼로 무를 자르듯 제도적으로 상한선, 하한선을 정하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 디즈니가 극장 협박? 스크린수 어떻게 정하길래
투자배급사, 극장 관계자들 모두 "디즈니가 극장을 협박해 '겨울왕국2'를 상영하라고 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얼토당토 않은 소리"라며 웃었다.
현재 영화산업의 구조상 투자배급사가 극장을 압박해 상영관을 확보하거나, 반대로 극장이 특정 투자배급사를 편애해 상영관 밀어주기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관객수는 이미 수년째 정체된 상태고, 극장은 최고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관객들이 원하는 작품을 상영해야 한다.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자신들의 작품이 상영되길 바라는 만큼 일방적인 '갑을'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투자배급과 극장 사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측도 "손해를 보면서까지 우리 영화만 밀어 달라거나 주야장천 틀어달라고 요청할 순 없다"며 "예매율이나 객석 점유율이 빠진다 싶으면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스크린 독점 논란? 일주일이면 끝나요"
한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스크린 독점 문제는 항상 (영화계) 외부에서 말이 나온다"며 "내부에서는 관객들이 외면하는 영화는 일주일도 안 돼 상영관에서 내쫓긴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2017년 7월 개봉 당시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이 확정되면서 독과점 문제로 비판받았던 영화 '군함도'의 경우 5일 만에 상영관이 절반도 안되는 900개 수준으로 감소했다. 역사 왜곡 논란과 함께 예매율, 좌석점유율이 하락하면서 극장에서 빠르게 영화를 내리기 시작한 것.
반대로 '워낭소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입소문을 타면서 상영관이 확대돼 각각 290만, 4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겨울왕국2' 역시 전작의 경우 2014년 개봉 당시 676개 스크린을 확보하는데 그쳤지만, 이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문이 나면서 스크린 수도 1000개 이상 늘어나면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까지 동원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극장가에서 가장 '갑'은 관객"이라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이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입소문이 터지도록 하느냐가 흥행의 관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영화 '겨울왕국2'의 흥행과 함께 "스크린을 독점한다"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개봉 전 예매율이 92%까지 치솟으며 예매 관객으로만 110만 명을 동원,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영화관에서 '겨울왕국2'만 상영해서 볼 영화가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
정지영 감독 등은 '겨울왕국2' 스크린 독점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한 시민단체는 '겨울왕국2'의 국내 투자배급을 맡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스크린을 독점했다며 독점금지법(독점금지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전화통화에서 "디즈니가 극장들을 압박해 '겨울왕국2'만 상영하도록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 독점? '겨울왕국2' 스크린 수 살펴보니
'겨울왕국2'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지난 11월 21일 개봉한 첫날 2343개 스크린에서 1만2998회 상영됐다. 국내 총 스크린수가 5618개라는 것을 고려하면 스크린 점유율은 39.7%, 상영 점유율은 63.0%였다.
개봉 첫 주말인 11월 23일과 24일엔 상영관 수가 2640개가 넘었다. 스크린 점유율은 45%에 달했고, 상영점유율 역시 70%가 넘어갔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상영관 수가 1000개 대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개봉을 앞두고 상영관이 1000개 이상만 잡혀도 "많이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초대형 블록버스터들이 2000개 이상 상영관을 잡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올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경우 개봉 첫날 2760개 상영관에서 1만5526회 상영됐다. 스크린 점유율은 57.1%, 상영 점유율은 80.8%를 기록했다.
◆ 스크린 독점금지법 발의 됐지만
몇몇 대형 작품들이 상영관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황금시간대에 집중 상영되면서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게 스크린 독점을 비판하는 측의 입장이다. 실제로 이런 의견을 반영한 법안 4개가 2016년 10월 발의됐지만, 3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는데, 두 법안 모두 복합상영관에서 동일한 영화를 일정 비율 이상 상영하지 않도록 하는 스크린 상한제를 포함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도 2017년 11월 대기업 직영 상영관에서 같은 영화를 40% 이상 틀지 못하도록 하는 구체화 된 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법안에 대해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평하면서 "영화관에서 상영할 영화를 정할 때 복합적으로 고민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데 칼로 무를 자르듯 제도적으로 상한선, 하한선을 정하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 디즈니가 극장 협박? 스크린수 어떻게 정하길래
투자배급사, 극장 관계자들 모두 "디즈니가 극장을 협박해 '겨울왕국2'를 상영하라고 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얼토당토 않은 소리"라며 웃었다.
현재 영화산업의 구조상 투자배급사가 극장을 압박해 상영관을 확보하거나, 반대로 극장이 특정 투자배급사를 편애해 상영관 밀어주기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관객수는 이미 수년째 정체된 상태고, 극장은 최고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관객들이 원하는 작품을 상영해야 한다.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자신들의 작품이 상영되길 바라는 만큼 일방적인 '갑을'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투자배급과 극장 사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측도 "손해를 보면서까지 우리 영화만 밀어 달라거나 주야장천 틀어달라고 요청할 순 없다"며 "예매율이나 객석 점유율이 빠진다 싶으면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스크린 독점 논란? 일주일이면 끝나요"
한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스크린 독점 문제는 항상 (영화계) 외부에서 말이 나온다"며 "내부에서는 관객들이 외면하는 영화는 일주일도 안 돼 상영관에서 내쫓긴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2017년 7월 개봉 당시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이 확정되면서 독과점 문제로 비판받았던 영화 '군함도'의 경우 5일 만에 상영관이 절반도 안되는 900개 수준으로 감소했다. 역사 왜곡 논란과 함께 예매율, 좌석점유율이 하락하면서 극장에서 빠르게 영화를 내리기 시작한 것.
반대로 '워낭소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입소문을 타면서 상영관이 확대돼 각각 290만, 4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겨울왕국2' 역시 전작의 경우 2014년 개봉 당시 676개 스크린을 확보하는데 그쳤지만, 이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문이 나면서 스크린 수도 1000개 이상 늘어나면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까지 동원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극장가에서 가장 '갑'은 관객"이라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이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입소문이 터지도록 하느냐가 흥행의 관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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