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 기준일을 20여 일 앞두고 환율이 한국가스공사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 회사는 기말 원·달러 환율에 따라 주당 배당금이 크게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주로 배당을 보고 한국가스공사에 투자하는 까닭에 주가도 환율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타고 널뛰는 한국가스공사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는 300원(0.79%) 오른 3만82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연결 영업이익이 1조4002억원으로 2013년(1조4882억원) 이후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가는 올 들어 20.75% 하락했다. 수소경제 수혜주라는 분석과 가스 도매요금 인상이란 호재도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올 들어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연간 순이익은 일회성 요인을 빼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며 “다만 배당 기준이 되는 별도 순이익이 원·달러 환율에 민감해 주가도 환율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에 따라 외화환산 이익과 손실이 크게 발생한다.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한국가스공사의 외화환산손실이 250억~4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올해 별도 순이익 전망치는 4370억원으로 지난해 3053억원보다 43.1% 불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90원대를 웃돈다면 이와 같은 실적 달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이후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주당 1500원을 배당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환율이 다시 오르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월 달러당 1222원20전을 찍은 후 11월 초 1156원90전까지 내려왔으나 현재 1189원60전으로 다시 올랐다. 한국가스공사는 2016년과 2017년 순손실을 내며 배당을 쉬고 흑자를 낸 지난해 주당 1360원을 배당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