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고,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8일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험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 제시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최후의 압박을 했다는 분석이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날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2년 전 북한이 쏜 ICBM ‘화성-15형’을 비롯해 주로 장거리 전략 미사일 발사 시험이 이뤄진 장소다. 북한이 대미(對美) 군사위협 카드로 공을 들이고 있는 ICBM의 고체연료 연소 시험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오전 11시부터 30여 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문제 등을 협의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미국이 북한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위해 대화 모멘텀이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정호/김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