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中·日 첨단산업 협력 파장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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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반도체·전기차 협력 고도화
부품 수출입 늘고 첨단 기술 공유
韓 산업기술, 중국에 종속될 수도"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
부품 수출입 늘고 첨단 기술 공유
韓 산업기술, 중국에 종속될 수도"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
![[분석과 전망] 中·日 첨단산업 협력 파장 대비해야](https://img.hankyung.com/photo/201912/07.15781566.1.jpg)
또 한 가지는 일본의 마지막 D램 반도체 사업자였던 엘피다메모리를 이끌고 한국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한 적이 있는 저명한 경영자 사카모토 유키오가 중국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쯔광·紫光)그룹의 수석부사장에 취임했다는 소식이다. 칭화유니그룹은 낸드 플래시메모리 양산을 추진해왔지만 새롭게 D램 사업부도 설립한 중국의 국유기업이다. 사카모토는 일본에서 반도체 설계자를 100명 정도 모집해 D램을 설계하고 양산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같은 중·일 첨단산업 협력 강화는 한국의 아성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 등에서 중국의 추격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억제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중국 반도체산업을 겨냥한 장비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2011년만 해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금액이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미국을 능가했다. 정부의 계획과 민간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의 창의를 활용하는 중국의 전략적인 시장경제 시스템은 디지털 분야와 신에너지산업 등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도 겹쳐져 우려된다. 그동안 한·일 간에는 제품 개발과 양산을 위해 협력하고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해당 품목의 기술 및 생산 라인을 점차적으로 이전하는 등 글로벌한 차원에서 협력 관계를 고도화해왔다. 중·일 산업 협력이 강화되면 이런 흐름이 막히게 되고 차세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에도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국이 점차 중국으로부터 기술이나 사업을 이전받아야 할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는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일제 부품 국산화에 주력하면서도 일본 기업과의 기술 협력, 차세대 제품 개발 협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