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창업 중단 이어질까 '발동동'…"창업자가 로비까지 해야하나"

일명 '타다 금지법'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통과로 공유경제의 대표 주자로 불린 '타다'가 시한부 운명을 맞자 스타트업계도 '멘붕'에 빠졌다.
'시한부' 타다에 벤처업계 '멘붕'…"총선 위해 미래 밥줄 끊어"
벤처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이 모빌리티를 넘어 다른 신산업 창업 중단으로까지 이어질까 우려하며 스타트업계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웅 쏘카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반발을 예상했지만, 아예 사업을 못 하게 할 줄은 몰랐다"면서 "이 징그러운 규제 때문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이제 외국으로 나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한부' 타다에 벤처업계 '멘붕'…"총선 위해 미래 밥줄 끊어"
특히 업계는 총선을 앞두고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들이 충분한 고려 없이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회 국토위가 업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개정안 상정 20여분 만에 별다른 논의 없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두고선 "의원 자리에 눈멀어서 한국 미래산업의 밥줄을 끊었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은 기본적으로 전통산업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면서 "그러면 정부나 국회가 나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데 총선 앞뒀다고 택시업계 말만 반영한 법안을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자리보전하려고 신산업은 물론 한국 미래의 밥줄을 끊었다"면서 "이 나라의 미래보다 의원 자리가 더 중요한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다와 함께 고사 위기에 처한 모빌리티업계도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승차 공유서비스 '차차' 운영사 차차크리에이션의 김성준 명예대표는 지난 6일 보도자료에서 "혁신을 외치는 정부로부터 스타트업 차차는 유린당했다"며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절박한 심정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국민의 편익 제고를 더 중요하게 여겨달라"고 촉구했다.

업계 일부에선 이재웅 대표가 정부·기존업계와의 지나친 대립각으로 상황을 악화시킨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이 대표가 택시업계의 마찰을 우려하며 타다의 문제점을 지적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면서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하지만 업계 대부분은 창업자는 정부에 로비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이 대표를 두둔하는 입장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이 대표는 자신이 현 정권과 유착됐다고 주장한 김경진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했다"면서 "사회공헌 차원에서 자기 돈 80억원까지 내놓은 이 대표가 정부에 잘 보이려고 로비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