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수사' 두고 "하명수사 아닌 토착비리 수사…檢 정치개입 말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9일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민생법안 처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강경론'을 밀고 나가는 모습이다.
다만, 자유한국당과의 협상 여지를 완전히 닫지는 않은 채 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내놓을 입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제1야당과의 합의로 본회의를 열고자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한국당은 마지막 타협안까지 거부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혁을 완수하고 민생입법을 조속히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본회의 개최 시간이 남아있고 민주당은 여전히 대화와 타협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끝까지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다수결을 통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체제"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정치개혁과 검찰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이미 너무 오래 기다려왔다.
기막힌 상황을 끝내는 결말의 때, 결실의 순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최선을 다해 대화에 나서겠다.
성의 있는 대화를 통해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를 넘어 전체 합의로 확장할 수 있는 길이 없는지 찾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4+1' 협의체를 통해 예산안과 선거제 개혁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합의안을 마련하고 있다.
예산안은 이미 합의안이 마련돼 기획재정부가 본회의 처리를 위한 실무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제 개혁안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도 막판 조율 중이다. 그러나 제1야당과의 협의 없이 국가의 예산안과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처리하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 때문에 한국당과의 '협상의 문'을 끝까지 열어놓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을 철회하고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과 데이터 3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경우 패스트트랙 법안도 추가 협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당내에서는 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협상 의지를 밝힐 경우 예산안 수정안도 추가 협상을 통해 마련하고,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 기간도 늦춰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예산안과 지난번에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을 10일 처리하는 것을 받아주면 대화가 될 것"이라며 "여야 간에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원내대표가 합의하면 24시간 안에, 최소한 내일 밤 12시 전에는 처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 의원은 "'4+1'에서 논의 중인 선거법과 공수처법 내용을 보면 애초 패스트트랙 원안에서 많이 조정이 돼 있어 한국당 원내대표가 들어와도 충분히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패스트트랙 법안은 무조건 안 한다는 명분에 집착만 안 한다면 충분히 5당이 합의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정국과 별개로 청와대 감찰무마 및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한국당의 공세에 방어막을 치면서 검찰에 날을 세웠다.
설훈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수사에 대해 "정황을 살폈을 때 '하명수사'가 아니라 '토착비리사건 수사'라고 분류해야 더 정확하다"며 "소위 '하명수사' 프레임은 정치 공세로, 검찰은 부당한 정치개입을 중단하고 오직 공정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