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의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을 부여하는 의무거주기간이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청약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 과열 양상을 빚자 과천시의 요청으로 경기도와 국토교통부가 이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9일 국토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과천시의 대형 택지개발지구 등에 대해 1순위 의무거주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과천에서 청약 1순위 자격을 얻기 위해 전세 수요가 급증해 시장이 과열된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과천에서 아파트 청약 1순위 자격을 받으려면 해당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전세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거주요건을 갖추려고 전입하는 이들이 늘면서 전셋값이 치솟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시의 올해 전셋값 누적상승률(12월 2일 기준)은 10.10%로, 전국 규제지역 중 1위다. 최근 전용면적 84㎡ 기준 전세 10억원대 거래도 이뤄졌다. 전셋값은 집값도 밀어올리고 있다. 과천시의 올해 아파트값 누적상승률은 8.11%로 1위다. 상승률 2위인 구리시(3.84%)의 두 배 수준이다.

과천시는 이에 지식정보타운에 대한 거주 기간을 2년 또는 3년으로 올려줄 것을 경기도에 건의했다. 주택공급규칙에 따르면 청약제도에서 의무거주기간 설정 권한은 일반지역의 경우 시·군·구에 있으나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지구 등에 대해선 시·도에 권한이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과천시의 요청을 받고 검토 중”이라며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결정을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거주요건을 강화하면 전세 수요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과 반발도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셋값 급등 요인이 청약을 얻기 위한 전입 수요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단지별 재개발이나 재건축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청약 1순위 부여를 위한 거주요건을 2년 이상으로 정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한 청약 전문가는 “거주요건이 2년 이상으로 확대되면 과천시 신규 전입 수요는 확실하게 꺾이고 거주기간이 짧은 이들 중 이탈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거주요건에 대한 소급적용 여부에 따라 기존 거주자들도 일부 피해를 볼 수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