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남용·의회 방해 등 혐의 검토…외신 "이번주 후반 법사위 표결 예상"
하원 법사위원장 "트럼프, 국가보다 자신을 우선"…공화는 반발·지연전술
美민주, 트럼프 탄핵 증거검토 청문회…금주 소추안 제출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소추안을 작성 중인 하원 민주당이 9일(현지시간) 그간 수집한 증거를 검토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험"이라고 비판했지만, 공화당은 "탄핵은 엉터리"라고 맞불을 놓는 등 양측은 청문회 내내 격돌했다.

이날 청문회는 각종 증거를 토대로 탄핵 혐의를 결정하기 위한 핵심 단계로, 청문회 이후 민주당은 소추안 작성을 마무리하고 하원 법사위에 이어 하원 전체 표결로 나아갈 전망이다.

AP와 로이터 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탄핵소추 검토 주체인 하원 법사위는 이날 청문회를 열어 민주·공화 양당의 법사위·정보위 소속 변호사들로부터 탄핵 증거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앞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9월 24일 탄핵조사 개시를 선언한 이후 정보위와 외교위, 정부감독개혁위 등 3개 상임위를 가동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후 보고서를 법사위로 넘겼다.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모두발언과 성명에서 "(탄핵조사)증거는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국가보다 자신을 우선시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는 국민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위반했다.

그는 (취임)선서를 어겼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와 국가 안보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나온 민주당 측 변호사 배리 버크는 "정치적 경쟁자를 조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는 계획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트럼프는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허용되지 않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원조를 지렛대 삼아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우크라이나에 종용한 것은 트럼프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과 탄핵조사 과정에서 행정부의 소환 불응·협조 거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며 의회 조사에 대한 방해라고 주장했다.

탄핵소추 혐의에도 직권남용과 조사방해, 의회모욕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반면 트럼프를 엄호하는 공화당 측은 탄핵조사의 당파성과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반박에 나섰다.

또 민주당이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했다는 구체적 증거 없이 탄핵을 추진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법사위 간사인 더그 콜린스 의원은 탄핵 절차와 관련, "포커스그룹 탄핵으로 알려질 수도 있다"며 탄핵에 합당한 사실관계가 없지만, 특정 그룹의 주도로 탄핵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추정은 이제 진실을 대신해 기준이 됐다"며 민주당이 탄핵 표결에 필사적으로 매달린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앤디 빅스 하원의원은 공화당 증인들의 진술을 충분히 들을 수 있도록 별도 청문회 날짜를 잡아줄 것을 내들러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일부 의원은 민주당 측 증인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진행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이후 탄핵소추안 마무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에 만날 예정이라고 AP는 전했다.

법사위는 이르면 이번 주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설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혐의는 권한남용, 뇌물수수, 의회조사 방해 등이 검토된다.

로이터는 "법사위는 트럼프를 권한남용과 의회 방해 두 가지 혐의로 소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했다.

CNN도 법사위가 이번 주 후반에 탄핵안을 제출, 법사위 표결을 거쳐 크리스마스 전에 하원 전체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美민주, 트럼프 탄핵 증거검토 청문회…금주 소추안 제출 전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