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잡아라"…운용사 격전지 된 타깃데이트펀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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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펀드 돈 빠져나갈 때
올해 1조 넘는 돈 새로 유입
평균 수익률도 13% 넘어
미래에셋·삼성운용 선두 다툼
한투·KB·신한BNP파리바 추격
"단기 수익률 연연하지 말고
펀드 보수·고정비용 살펴야"
올해 1조 넘는 돈 새로 유입
평균 수익률도 13% 넘어
미래에셋·삼성운용 선두 다툼
한투·KB·신한BNP파리바 추격
"단기 수익률 연연하지 말고
펀드 보수·고정비용 살펴야"
올해 연금상품 시장에서 떠오른 ‘샛별’로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첫손에 꼽힌다.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동안 TDF에는 올 들어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수익률도 평균 13%를 넘어서면서 웬만한 국내 주식형 펀드를 크게 웃돌았다. TDF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투자자금을 잡으려는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수익률만 20% 내기도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기와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다. 은퇴 시점이 멀 때는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수수료가 일반 연금펀드보다 비싼 편이지만 운용사가 국내외 시장 흐름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편리함을 갖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TD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7%로 해외 주식형 펀드(20.6%)에는 못 미쳤지만, 0%에 그친 국내 주식형 펀드를 크게 앞섰다. 상당수 TDF가 S&P500지수 등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은 덕분이다. 올해 S&P500지수는 24%가량 올랐다. 일본과 유럽 증시 상승도 TDF 수익률 개선에 한몫했다.
설정액 50억원 이상, 운용 기간 1년 이상 TDF 중에서는 ‘신한BNPP마음편한TDF’ 시리즈가 올해 20%가 넘는 수익을 내면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C-i)’는 올해 수익률이 22.4%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화LifePlusTDF2045(C-f)’ 20.8%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F)’ 19.2% △‘한국투자TDF알아서2045(C-F)’ 17.2% 등도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다만 TDF는 은퇴 시점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게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은퇴까지 20~25년 남은 30~40대 직장인이 많이 가입하는 TDF2040, TDF2045 등은 주식형 비중이 높아 수익률이 높게 나오지만 은퇴 시점이 지난 TDF2015, 은퇴 시점이 임박한 TDF2020, TDF2025 등은 채권형 비중이 높아 수익률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삼성한국형DF2015(Cp)’는 올해 수익률이 8.9%로 낮은 편이지만 이는 채권형 자산 비중이 65~70%로 높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해외 채권형 펀드(9.0%)나 해외 혼합형 펀드(10.2%)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운용사 간 고객 유치 경쟁 치열
TDF가 퇴직연금을 굴리는 용도로 인기를 끌면서 TDF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올해 2조8000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3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TDF에는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각각 1조원가량의 설정액으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시장에선 아직 전체 TDF 시장 규모가 3조원이 넘지 않아 추가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3분의 2 이상이 가입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상품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 감독규정을 개정해 기존 70%로 한정했던 퇴직연금 자산의 TDF 투자 가능 비중을 100%로 늘려 시장 확장의 걸림돌도 사라졌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은 “개인연금과 더불어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자 스스로 시장 상황에 따른 자산 배분이 어렵기 때문에 연금시장에서 TDF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TDF가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는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률만 봐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각 운용사의 전략 등을 비교해보면서 펀드 보수 등 고정 비용을 줄이는 일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0% 넘는 수익을 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TDF의 지난 1년 수익률은 8.8%, 2년 수익률은 6.0%로 올해 수익률(13.7%)보다 다소 낮은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크게 상승하면서 모든 TDF가 손쉽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며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TDF 운용사의 진짜 역량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올해 수익률만 20% 내기도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기와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다. 은퇴 시점이 멀 때는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수수료가 일반 연금펀드보다 비싼 편이지만 운용사가 국내외 시장 흐름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편리함을 갖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TD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7%로 해외 주식형 펀드(20.6%)에는 못 미쳤지만, 0%에 그친 국내 주식형 펀드를 크게 앞섰다. 상당수 TDF가 S&P500지수 등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은 덕분이다. 올해 S&P500지수는 24%가량 올랐다. 일본과 유럽 증시 상승도 TDF 수익률 개선에 한몫했다.
설정액 50억원 이상, 운용 기간 1년 이상 TDF 중에서는 ‘신한BNPP마음편한TDF’ 시리즈가 올해 20%가 넘는 수익을 내면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C-i)’는 올해 수익률이 22.4%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화LifePlusTDF2045(C-f)’ 20.8%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F)’ 19.2% △‘한국투자TDF알아서2045(C-F)’ 17.2% 등도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다만 TDF는 은퇴 시점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게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은퇴까지 20~25년 남은 30~40대 직장인이 많이 가입하는 TDF2040, TDF2045 등은 주식형 비중이 높아 수익률이 높게 나오지만 은퇴 시점이 지난 TDF2015, 은퇴 시점이 임박한 TDF2020, TDF2025 등은 채권형 비중이 높아 수익률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삼성한국형DF2015(Cp)’는 올해 수익률이 8.9%로 낮은 편이지만 이는 채권형 자산 비중이 65~70%로 높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해외 채권형 펀드(9.0%)나 해외 혼합형 펀드(10.2%)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운용사 간 고객 유치 경쟁 치열
TDF가 퇴직연금을 굴리는 용도로 인기를 끌면서 TDF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올해 2조8000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3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TDF에는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각각 1조원가량의 설정액으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시장에선 아직 전체 TDF 시장 규모가 3조원이 넘지 않아 추가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3분의 2 이상이 가입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상품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 감독규정을 개정해 기존 70%로 한정했던 퇴직연금 자산의 TDF 투자 가능 비중을 100%로 늘려 시장 확장의 걸림돌도 사라졌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은 “개인연금과 더불어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자 스스로 시장 상황에 따른 자산 배분이 어렵기 때문에 연금시장에서 TDF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TDF가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하는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률만 봐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각 운용사의 전략 등을 비교해보면서 펀드 보수 등 고정 비용을 줄이는 일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0% 넘는 수익을 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TDF의 지난 1년 수익률은 8.8%, 2년 수익률은 6.0%로 올해 수익률(13.7%)보다 다소 낮은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크게 상승하면서 모든 TDF가 손쉽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며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TDF 운용사의 진짜 역량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