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주거 안전망' 구축
낡은 도시에 '희망 재건'
서울시 덕분에 토지는 수월하게 확보했지만 건축공사비, 운영비 등은 직접 조달해야 했다. 삼시옷은 총 사업비 약 10억원을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고자 했지만 자본금이 적고, 자산을 담보로 잡기도 어려워 쉽게 승인이 나지 않았다. 전전긍긍하던 때 마침 HUG의 사회임대주택 PF 보증상품이 출시됐다. 삼시옷은 HUG 보증으로 금융회사에서 사업비를 저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 올해 초 자금을 대출받아 사업을 진행해 지난 10월 말 청운광산 공사를 마쳤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준공 이후에도 저리로 제공되는 보증상품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하나 삼시옷 대표는 “금융 조달이 어려워 청운주택의 공사가 중단되면 운영 중인 다른 사회주택도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었는데 HUG 보증상품 덕분에 사업을 안전하게 끝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많은 사회주택 사업에도 HUG 보증상품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UG, 주거 복지 향상 위해 주택금융 제공
청운광산 사업이 무사히 추진될 수 있었던 것은 HUG가 사회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가 사회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열악한 재정과 낮은 신용도 등으로 금융회사로부터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점이다. HUG는 이런 어려움을 고려해 사회주택 사업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 사회임대주택금융지원센터를 개설했다.
이후 사회임대주택 전용 PF 보증상품과 주택도시기금 융자상품을 출시했다. 지난달 기준 3건(36실), 30억원의 금융 지원을 했다. 올해 말까지 총 8건, 166실, 257억원의 실적을 달성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다양한 보증상품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인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이 종료돼 이사를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할 때 HUG가 대신 전세보증금을 내주는 보증상품이다. 올해는 모바일 전세보증금보증을 출시해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전세 만료 6개월 전에도 보증을 들 수 있도록 가입 범위를 확대했다. 이런 HUG의 노력으로 11월 기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구 수가 14만3779건에 달한다. 작년 8만9351건 대비 60% 증가했고, 전년에 이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예정이다.
도시재생 사업 지원도 활발
HUG는 낙후된 도시에 희망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부터 생활밀착형 시설 및 주택정비 사업과 같은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까지 기금의 출자·융자 및 보증을 통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올 12월 기준 도시재생 출·융자 570억원, 수요자 중심형 도시재생 1584억원 등 주택도시기금의 도시재생 예산을 3605억원 집행했다.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의 대표적 사례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들 수 있다. 담배 공장으로 지역경제의 중심이었던 청주 연초제조창은 조업 중단 후 버려진 공간으로 장기간 방치돼 왔다. 주택도시기금 금융 지원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재생 사업이 추진되며 새로운 공간인 미술관으로 탈바꿈해 청주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대구 ‘라일락뜨락 1956’ 등 생활밀착형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구 중구 서성로에 있는 이상화 시인 생가 인근의 방치된 한옥을 개량해 카페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카페 조성으로 쇠퇴 골목을 활성화하고 한옥 개량을 통해 도시 경관을 개선한다.
주거 복지를 위한 연구도 멈추지 않고 있다. HUG는 2013년부터 7년째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IFHUF)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제7회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은 ‘포용적 주거 복지 확산’을 주제로 주택 분야에서부터 도시재생 분야까지 아우르는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해외 국가들의 사회주택 보급을 위한 정책 및 금융 지원 방안과 미국, 스웨덴 등의 도시재생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도시재생의 세계적 대표 사례로 손꼽히는 스웨덴 말뫼시의 안드레아스 숀스트롬 부시장이 직접 실무 경험을 공유하고, 도시재생 성공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HUG 관계자는 “정부가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주거 복지망 구축을 목표로 생애단계별·소득수준별 맞춤형 주거 지원, 공적 주택 100만 가구 공급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주택도시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HUG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