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일 로봇진흥원장 "간병로봇 시대 곧 온다"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머지 않은 시기에 간병로봇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원장은 10일 세종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청소로봇이 조금씩 대중화되는 단계인데 앞으로 돌봄로봇, 그 중에서도 간병로봇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선 간병인이 부족한데다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어서다. 간병로봇 중 배설 케어 로봇은 환자의 배설 낌새를 감지해 호스로 대·소변을 빨아들인 뒤 세정과 건조까지 해주는 모델이다. 일부 요양병원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생산단가 기준으로 대당 700만원 대인 이런 간병로봇 가격도 더 떨어질 것으로 봤다. 문 원장은 “현재 로봇진흥원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구입 병원 등을 대상으로 절반씩 보조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보급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로봇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조로봇 시장은 지난 5년 간 연평균 10%씩 성장해왔다. 2017년 기준 약 3조원 정도로, 세계 5위 규모다. 이 중 서비스로봇 시장만 같은 해 기준 6073억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연평균 16% 이상 커지고 있는 해외 시장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

문 원장은 “국내 로봇 관련 기업 중 대다수가 연매출 100억원 미만의 영세 기업인 게 현실”이라며 “정부와 기업 모두 조만간 다가올 로봇 시대에 대비해 좀 더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로봇진흥원은 내년 예산 556억3000만원으로, 올해(297억8000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문 원장은 “올 3월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대회를 치르면서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게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 원장은 LS산전 선임연구원을 거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를 지내다 작년 1월 로봇진흥원장으로 선임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