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휴전→합의 번복→최종 담판→강행 처리
여야 롤러코스터 예산 협상, 결국 정면 충돌로 마무리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예산안 심의는 10일 여야의 최종 담판이 무위에 그치면서 '강행 처리'로 막을 내렸다.

그동안 공전을 거듭한 예산안 심사는 전날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심재철 원내대표 선출로 새 국면을 맞는 듯했다.

심 원내대표 선출 직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예산안 합의처리, 필리버스터 철회,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보류'로 의견을 모으며 '임시 휴전'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바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를 너무 쉽게 철회했다'는 비판과 함께 합의안 추인이 불발되고, 격분한 민주당이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수정안을 상정하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대치 전선은 다시 가팔라졌다.

다만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여야 3당 간사협의체가 예산안 밤샘 심사를 이어가며 예산안 합의 처리 가능성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이날 오전 9시 '합의 불발'이 선언됐고, 민주당은 '4+1 예산 수정안 상정'을, 한국당은 '총력 저지'를 각각 내세웠다.

여야 롤러코스터 예산 협상, 결국 정면 충돌로 마무리
이 과정에서도 여야 3당 교섭단체는 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 및 예결위 간사가 참여한 가운데 최종 담판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오후 내내 '4+1' 협의체 수정안을 기반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1조6천억원 순삭감하는 데까지 이견을 좁혔지만, 결국 '4+1' 협의체 수정안의 증감액 공개를 놓고 파열음을 거듭하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집결하거나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협상장인 국회의장실을 방문하고, '4+1' 협의체가 모여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을 논의하는 등 한국당을 향한 압박 시도가 계속됐다.

결국, 민주당은 저녁 식사를 위해 잠시 협상이 중단된 사이 한국당과의 논의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 '4+1'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을 강행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를 오후 8시 소집했다.

한국당은 긴급히 의원총회를 열고 "예산 도둑"(김재원 정책위의장), "날치기"(심재철 원내대표)라고 비난을 퍼붓고 예산안 자체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개의 28분 만에 예산안 통과를 속수무책 지켜봤다.

이들은 본회의장에서 일제히 고함을 지르며 피켓 시위를 하거나 의장석 주변에서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했으나 의사 진행을 잠시 늦추는 데 그쳤다.

본회의 정회 후에는 문 의장실로 몰려가 시위했지만, 통과된 예산안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