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무장관 회담 후 백악관서 면담…'중국 포함한 군비 통제'도 강조
폼페이오도 "선거개입 용납안돼" 경고…라브로프 "근거없는 추측" 반박
트럼프, 러시아 외무장관 만나 "美 선거에 개입말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해 내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으며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도 포함한 세계 군비 통제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공동 회견을 한 뒤 백악관을 방문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회견에서 "미국 선거에서 어떤 외국의 개입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고는 러시아가 정보기관을 동원, 소셜미디어 정보 조작을 통해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국 측 수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또 미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내년 대선에도 개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도 러시아의 대선 개입 논란이 핵심 사안으로 다뤄진 바 있다.

트럼프, 러시아 외무장관 만나 "美 선거에 개입말라" 경고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의 진실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러시아나 어떤 외국 행위자가 우리의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려는 조치를 취한다면 이에 대응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가 미국의 국내 절차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모든 추측은 근거가 없다"며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또 근거 없는 모든 의혹을 없애기 위해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긴밀한 채널을 통해 이뤄진 교신 내용(correspondence)을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면서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행정부는 그렇게 하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언급한 교신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그는 러시아가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양국 사이에 존재했던 채널들을 이용했으며 의혹을 직접 논의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보다 생산적인 유대 관계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양국이 대테러 및 마약 퇴치 노력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은 핵무기 통제 합의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 스타트)에 관해서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협정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라브로프 장관도 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양자 협정이 아니라 중국이나 다른 주요 핵보유국이 동참하는 새로운 협정이 필요하다면서 협정을 그대로 연장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