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시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 필요"…국방부에 항의키로

국방부가 11일 발표한 주한미군기지 즉시 반환 대상에서 빠진 경기도 의정부시는 실망과 함께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6·25 전쟁 이후 7개 미군기지가 의정부에 주둔하면서 60년 넘게 지역 발전을 가로막았고 시민들은 안보를 이유로 희생을 강요받았다는 게 그 이유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방부 발표에 실망과 우려 등을 감출 수 없다"며 "기능을 상실한 미군기지는 즉각 반환해 시민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를 저버린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어 "60년 넘게 기다렸고 10년 전부터는 반환한다고 해서 개발 계획과 발전 방안을 마련했는데 또다시 기다리라고 하니 경악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시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시 반환' 미군기지에 의정부 제외…"실망·경악" 반발
의정부에는 주한미군 주력인 2사단 사령부가 있던 캠프 레드 클라우드, 유류 저장소가 있던 캠프 시어즈, 부사관 학교인 캠프 잭슨, 헬기 부대가 있던 캠프 스탠리 등을 비롯해 캠프 에세이욘, 캠프 카일, 캠프 라과디아 등이 밀집했다.

특히 의정부시민들은 캠프 시어즈를 비롯해 연결 송유관에서 새어 나온 기름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캠프 스탠리를 오가는 헬기 소음으로 고통을 받았다.

의정부 미군기지는 2007년부터 한미 간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캠프 카일, 캠프 라과디아, 캠프 시어즈, 캠프 에세이욘 등 4곳이 차례로 반환됐다.

캠프 시어즈에는 광역행정타운이, 캠프 라과디아에는 공원과 도로 등이 각각 조성됐다.

캠프 에세이욘에는 을지대 캠퍼스와 대학 병원 건설 공사가 한창이며 캠프 카일에는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의정부에는 캠프 레드 클라우드(83만6천㎡)와 캠프 잭슨(164만2천㎡), 캠프 스탠리(245만7천㎡) 등 세 곳이 남았다.

총 493만5천㎡로 의정부 미군기지 7곳 전체면적의 80%가 넘는다.

의정부시는 캠프 레드 클라우드를 안보테마공원으로, 캠프 잭슨은 문화 예술 공원으로, 캠프 스탠리는 실버타운으로 각각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캠프 레드 클라우드와 캠프 잭슨은 지난해 병력이 평택으로 이전, 폐쇄했는데도 반환되지 않았다.
'즉시 반환' 미군기지에 의정부 제외…"실망·경악" 반발
캠프 스탠리는 지난해 초 병력 대부분이 평택으로 이전한 뒤 현재는 헬기 중간 급유 관리 인력만 남은 상태다.

의정부시는 이들 미군기지 세 곳이 2010년부터 반환될 것으로 예상해 개발 계획을 마련했고 시민들도 기대했으나 평택기지 이전 지연 등과 맞물려 계속 미뤄졌다.

'희망 고문'이 수년간 이어지자 안 시장은 지난 9월 미군기지의 빠른 반환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의정부시는 이번 즉시 반환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 시민들의 의견 등을 담은 항의 공문을 국방부에 보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