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연말 '핵실험·ICBM 발사 중단' 결정 번복할 것"

민주평통 간담회…"ICBM 고도화 과시하며 협상카드 활용 가능성"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1일 북한이 지난해 대화국면에서 선언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후 민주평통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이달 하순 개최를 예고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사정과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사 중단) 약속을 더는 지킬 수 없게 됐다는 명분을 걸어 (결정을) 취소하거나 ICBM을 쏘리라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북미·남북 대화 국면이자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던 지난해 4월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열고 '핵·경제 건설 병진노선' 대신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면서 핵실험과 ICBM의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면서 제시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당시 결정을 번복하고 이른바 '새로운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정 부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이 "핵 활동을 재개하고 ICBM 개발은 계속하는 등 공격의 위협도를 높이는 실험을 심심찮게 하면서 미국이 다급해서 협상에 나오도록 하겠다는 고강도 벼랑 끝 전술"을 택할 것으로 봤다.

ICBM 시험발사 재개 관측에 대해서는 "우주개발이란 명목으로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면서 ICBM의 고도화를 과시하면서 이를 다음번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 부의장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번째 백두산 등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는 자주권을 잃지 않고 국위 선양하려면 고생을 좀 해야 한다, 미국을 향해서는 '버틸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보복도 각오했다고 봐야한다"면서 "북한 계산으로는 현실적으로 동북아 정세가 미국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을 것으로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