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인재 육성에 쓸 돈은 깎고…국회 본관 리모델링 예산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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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예산 졸속 배정
SOC·농어촌 예산 1.4兆 증액
의원들 지역구에 홍보 열올려
SOC·농어촌 예산 1.4兆 증액
의원들 지역구에 홍보 열올려
![< 與 “통과 안된 예산부수법안 일괄처리”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열린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처리하지 못한 예산부수법안의 일괄처리 방침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이해찬 대표.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912/AA.21189406.1.jpg)
SOC·농수산 예산 대폭 증액
그나마 달라진 건 보건·복지·고용, 일반·지방행정 예산을 2조6000억원가량 줄이는 대신 사회간접자본(SOC)과 농림·수산·식품을 1조4000억원가량 늘린 것이다. SOC와 농수산은 대표적인 지역 민원예산으로 꼽힌다. 안성~구리고속도로, 함양~울산 고속도로 등 수십 개 프로젝트 사업비가 일제히 상향 조정되면서 SOC에서만 9000억원이 확대됐다. 농어촌지역 의원들의 ‘입김’으로 공익형 직불제 예산은 2조2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어촌 뉴딜’ 사업비도 363억원 증액됐다. 각 의원들이 표와 직결되는 SOC와 농어촌 예산을 늘리기 위해 국민에게 골고루 영향을 주는 복지와 행정을 희생양으로 삼은 셈이다.
![혁신인재 육성에 쓸 돈은 깎고…국회 본관 리모델링 예산은 신설](https://img.hankyung.com/photo/201912/AA.21192326.1.jpg)
교육예산으로 분류된 항목 중 상당수도 실제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무관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당초 정부안에 없던 대학 건물 리모델링과 신·증축이 대거 포함된 게 그렇다. 경북대 간호대 신축, 제주대 약대 증축, 목포대 도서관 미관개선 공사, 한밭대 창의혁신실습관 신축, 창원대 스마트공장 보수, 강원대 친환경 지료포장소재센터 신축 등 각 지역 국립대 건물을 새로 짓고 개보수하는 데 수백억원이 투입된다. 국회는 당초 정부 계획에 없던 국회 본관 리모델링(23억원)과 사랑재 환경개선(14억원)에도 목돈을 배정했다.
‘대한민국 브레인’을 키우는 사업도 영향을 받았다. 이공계 전문기술인력 양성(-22억원), 혁신성장 고급인재 지원(-22억원), 중소기업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47억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 경제단체 임원은 “혁신 인재를 육성하는 데 쓸 돈을 줄여 국회 건물 리모델링에 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대의견에도 ‘총선 표심’ 담아
아예 구체적인 지역 사업을 도와주라는 식으로 정부에 압력을 넣는 내용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경기 광주시 오포읍 및 성남 분당구의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경기도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시 적극 협조한다(’48항)가 그런 예다. 경기 광주는 임종성 민주당 의원, 분당은 같은 당 김병관(갑)·김병욱(을) 의원 지역구다.
오상헌/이태훈/성상훈 기자 ohyeah@hankyung.com